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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홍콩서 '짝퉁계란' 정식 판매…인기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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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홍콩서 '짝퉁계란' 정식 판매…인기몰이




[글로벌이코노믹=배성식 기자] 지난 2007년 8월14일 중국 정저우일보에 게재된 '중국에 가짜계란 등장, 화학약품 합성 제조'라는 기사를 통해 전 세계인들은 중국의 복제기술이 극치에 달해있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중국 내 식품가격이 뛰면서 흰자위, 노른자위, 껍질까지 감쪽같이 위조한 '가짜 계란'이 중국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보도였다.

이 '짝퉁 계란'은 천연 성분은 전혀 없이 오직 화학약품만을 합성해서 만들었으며, 장기 섭취할 경우 대뇌 기억력 쇠퇴 및 치매 등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가 한국에도 알려지면서 일부 TV프로그램에서는 알려진 제조법으로 직접 만들어 보는 장면을 방영하기도 했다. 가짜 계란을 만드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먼저 해조산 나트륨 수용액을 고르게 반죽해 가짜 흰자위를 만든 다음, 소량의 레몬색 식품색소를 첨가한 액체를 구형 용기에 넣고 재빨리 염화칼슘 액체에 용해시키면 가짜 노른자위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껍질은 탄산칼슘으로 만들고 그곳에 흰자위와 노른자위를 넣으면 손쉽게 가짜 계란을 만들 수 있다.

1㎏의 짝퉁 계란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0.55위안(약 89.57원)에 불과하다. 당시 중국의 계란가격이 ㎏ 당 6.5위안(약 1058.59원)인 점을 감안하면 10배 이상의 마진이 남는 셈이다. 정저우 시내에서만 일일 최소 3000∼4000개의 짝퉁 계란이 유통되었다고 전해진다. 짝퉁 계란은 이후에도 자주 등장해 인민의 식탁을 위협했다.

그런데 실제로 '인공계란'이 5월29일부터 홍콩 슈퍼마켓에서 정식으로 판매되기 시작했다. 시판되는 인공계란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식품 공학업체 '햄튼크릭푸드사'가 오로지 식물 재료만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인공계란에 1억8000만 홍콩달러(약 236억3400만원)를 투자한 사람은 다름 아닌 홍콩 최고 갑부인 창장그룹의 리자청(李嘉诚) 회장임이 알려지면서 제품의 인기는 더욱 높아졌다. 리 회장은 이 계란을 직접 조리해 먹어본 후 이 같은 거액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햄튼크릭푸드사의 CEO이자 개발자인 조쉬 테트릭은 인공계란이 콩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구성되어 영양가는 일반 계란의 25%를 넘고 맛도 비슷해 계란을 대신하기에 충분하며, 오히려 반값의 가격으로 경제적이라고 설명했다. 인공계란의 가격은 1파운드(453.6g)당 2.99홍콩달러(약 392.59원)로 홍콩 주민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햄튼크릭푸드사는 반년 후 중국 내륙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공계란의 인기는 홍콩인에게 잘 알려진 리자청 회장의 신뢰 덕분도 있지만, 최근 심각한 상황인 조류 독감과 같은 질병의 위협도 한몫했다. 또한 미국에서 유일한 합법적인 비(非)GMO 조직 'non-GMO Project'의 인증마크를 획득해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인공계란은 홍콩 슈퍼마켓 'PARKnSHOP'에서 3개월 동안 판매한 후 다른 상점에서 판매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