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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입자동차, 타국보다 비싼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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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입자동차, 타국보다 비싼 이유는?

[글로벌이코노믹=정영옥 기자] 중국에서 수입자동차의 가격은 타국의 공급가에 비해 월등히 높다. 그 원인이 높은 관세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정부의 그릇된 정책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MW-X6'는 해외에서 배기량과 장착 옵션에 따라 39만~54만 위안(약 6356만~8800만원)의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데, 동일한 차량을 중국에서 구매하려면 86만~216만 위안(약 1억4000만~3억5200만원)이 필요하다. 차량의 가격이 약 3~4배에 달하고 있는 것이다. BMW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며 수입되고 있는 거의 모든 차종이 비슷한 실정이다.

해외에서 서민들이 타고 다니는 자동차가 중국에서는 최고급 수입자동차로 인식되고 있는 것은 오래 전부터 이미 알려져 있다. 다음은 '중국이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높은 가격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인가?'에 대해 다각적으로 분석한 결과다.

첫째, 관세, 부가가치세, 소비세 등이 비싸다. 중국 상무부 연구원 종합전략연구소에 따르면 수입자동차의 가격이 내리지 않는 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그 중 대표적인 것은 세금 때문이다. 수입자동차는 일반적으로 통관 시에 25%의 관세가 부과되고, 추가로 17%의 부가가치세와 배기량 별로 1~40%의 소비세가 붙는다. 이로 인한 종합 세율은 통상 약 66%에 달하며, 각종 비용을 더하고 세금을 포함하면 원래 가격의 2배 이상이 되는 것이 당연하다.
둘째,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현상 때문이다. 수급 관계도 자동차 가격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수입자동차는 연구 개발에서 생산까지의 높은 기술력을 가진 만큼 중국에서 그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갈 수 없기 때문에 가격이 아무리 높아도 구매하려는 사람이 줄지어 서는 상황이 연출된다. 소비자의 행동이 수입자동차의 높은 가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구매자가 두세 번 바뀌면서 가격도 천차만별로 높아지는 경우도 있다. 규정된 가격이 존재하지만 남들보다 빨리 구매하고 싶은 욕구가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셋째, 시대에 맞지 않는 정책도 문제다. 세금과 수급 관계 외에도 2005년부터 제정된 '자동차 브랜드 판매관리 시행규칙'도 한몫하고 있다. 시행규칙 제6조에 의하면, 동일한 자동차 브랜드의 판매망 계획은 중국 기업이 제정/운영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업계에서는 '독점 유통모델'을 설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해외 자동차 업체들은 중국 내에 투자회사를 설립해 판매가격 설정이나 부품의 공급, 애프터 서비스 등 다양한 측면에서 지배권을 가지게 되며 중국 수입자동차 시장을 독점상태로 유지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 소비경제연구원에서는 이에 대해 중국의 수입자동차 시장은 생산에서 소매까지 동일한 기업이 추진하는 수직 독점상태가 형성되어 있으며, 정부의 정책도 시대에 맞지 않게 되었다고 지적한다. 과거에는 이 정책에 확실한 의미가 있었다. 2005년 시행 당시만 하더라도 중국의 자동차 유통경로는 규범화되어 있지 않았고, 중고차 및 개조 차량이 신차로 판매되는 등 많은 위법사례가 발생했다. 이 규칙은 자동차 시장의 판매규범을 관리하고 소비자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의도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자동차 유통수단은 발전과 개선을 계속하고 있는데 반해 규범은 예전 규칙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 새로운 상황과 새로운 문제는 그에 맞는 새로운 정책으로 극복해야 하는데 시대에 뒤떨어져 있는 것이다. 중국의 행정관리 및 산업관리는 시대와 함께 진화하는 것이 옳다. 10년 전의 유용한 정책도 현실에는 악습이 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소비자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산업관련 정책을 지속적으로 정비해 나갈 때 중국의 경제가 선진화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