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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 일본의 지열발전 잠재력 2300만 Kw…세계 3위로 개발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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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 일본의 지열발전 잠재력 2300만 Kw…세계 3위로 개발 박차

[글로벌이코노믹 장민호 기자] 일본의 지열발전(地熱発電) 잠재력은 2300만 Kw 이상으로, 미국, 인도네시아에 이어 세계 제3위의 지열자원국이다. 지열학회가 구성되어 있는 등 지열을 자원으로 활용하려는 연구와 개발도 활발하다. 지난해에는 일본의 지열발전의 미래에 관한 '일본지열학회 타운 포럼/아오모리 지열개발 이해 촉진 심포지엄'이 개최되었는데, 이 심포지엄에서는 “지구 환경을 지키고, 아오모리에 주어진 풍부한 지열 에너지를 고온에서 저온까지 소중히 이용하고, 온천의 지속적인 이용을 가능하게 하는 지열 발전과 온천 발전의 지속적인 보급을 지향한다”고 하는 '아오모리 지열선언(青森地熱宣言)'이 채택되기도 했다.

일본은 세계 제3위의 지열자원국이지만, 개발 유망 지역의 80%가 국립·국정공원 내에 있다는 점과 온천 고갈 및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온천 사업자와의 마찰 등의 문제가 있다, 또한 자연공원법과 온천법, 산림법, 전기사업법, 환경평가법 등의 인허가 제도가 있어 탐사부터 개발까지 15년 정도 소요되고,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등 보급을 가로막는 장벽이 적지 않다.

◇ 동일본 대지진 후 지열발전 개발 재활성화


일본 국내에는 17개소의 지열발전소가 있는데, 국립·국정공원의 보통지역 내에서는 1999년에 가동을 시작한 도쿄전력(東京電力)의 하치죠시마(八丈島) 지열발전소(東京都)를 마지막으로 개발은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래서 지열발전소의 발전설비 용량 53만 Kw는 일본 전체 발전용량의 0.3%에 불과하다. 하지만 동일본 대지진 후 지열이 다시 재평가되어 각종 지원정책이 부활하고, 개발 시장이 다시 활성화되고 있다.

지열 개발에는 많은 이점이 있다. 일본은 세계 유수의 지열 자원량을 가지고 있다는 점과, 발전시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이 거의 제로라는 점, 다른 재생 가능 에너지에 비해 발전 비용이 저렴하고 시설 이용률이 약 80%로 높아 기반 부하 전원(base load power plant)이 될 수 있다.

일본 정부도 지금 와서 태양열에 편중된 재에너지비율을 시정하기 위해, 지 열과 중소 수력발전 등을 재에너지 매입가격 등에서 우대하여, 보급을 지원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 아오모리(青森)에서의 지열개발조사


2012년 3월에는 '국립·국정공원 내의 규제 개정'이 이루어져, 2012년도 이후 새로운 조사·개발 지점이 전국에서 66개 지점으로 늘어났다. 작년에 심포지엄이 열린 아오모리시에서도 2년 전부터 지열발전(地熱発電) 개발조사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와테현(岩手県)과 아키타현(秋田県)에 각각 3개의 지열발전소가 있는데, 아오모리현에는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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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모리시 환경부 환경정책과 지구온난화대책 팀의 야마자키(山崎真治真治) 주간은 “아오모리현 내에서 풍력발전의 보급이 추진되고 있지만, 아오모리 시내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지열이다. 재에너지 이용과 함께 지역의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하고자 한다. 아오모리시가 백업하여 지열발전소 건설을 위한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라고 설명한다.

'하코다(八甲田) 북서지역 지열자원 개발조사 사업'은 2013년 11월 석유 천연가스·금속광물자원 기구(JOGMEC)의 지열자원 개발조사 사업비 보조금 교부사업으로 채택되어 오바야시구미(大林組), JR동일본, 가와사키(川崎)중공업의 민간 3사가 진행하고 있다. 또 이 민간 3사는, 아오모리현, 아오모리시, 히로사키시(弘前市), 히로사키대학(弘前大学)도 참여하는 '하코다지역 지열발전 연구회'(위원장:村岡洋文 弘前大教授=同大 北日本新에너지研究所所長)를 설립하여, 산․학․관 연계를 도모하면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13년도에 지상 조사, 2014년도에 추가 지상 조사와 모니터링 조사 등을 실시하고, 2015년도에는 구조시추(지질․지열 구조 규명을 목적으로 약 2㎞를 굴착)할 예정이다.

동 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아오모리현은 온천의 용출량이 일본 전국에서 제4위인데다, 화산 지역이기 때문에 온천의 수온이 높아, 하코다 서부의 채굴 최고 온도는 236℃에 달한다. 아오모리 시내에는 30℃에서 60℃ 근처의 온천이 많아, 목욕뿐만 아니라 눈을 녹이는 데 이용할 수도 있지만 온천수를 직접 이용하면 배관 등에 이산화규소(실리카 : 마그마의 주성분으로, 끈적끈적함)의 침전이 일어나기 쉬우므로 희석해서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지 열은 발전뿐만 아니라, 목욕, 주방 온수, 융설(融雪) 등 다단계 이용이 가능하다.

◇ 지열 개발 전망


현재 일본에서는 대규모 지열발전 개발조사 사업을 진행하는 한편, 각지에서 '바이너리(binary) 발전 계획'이 부상하고 있다. 바이너리 발전이란 물보다 비등점이 낮은 매체를 온천 열로 끓여 그 증기로 터빈을 돌려 발전하는 시스템이다. 바이너리 발전계획의 부상 배경으로서는 온천지에서 관광객의 감소에 의한 낭비되는 온수 과다, 재에너지 촉진을 통한 지역 이미지 향상, 전력 판매수익의 매력 등을 들 수 있다.

깊게 굴착하지 않고도 중저온수로 발전할 수 있어, 종래의 증기 플래시 발전(굴착한 갱정에서 분출하는 천연 증기로 터빈을 돌려 발전하는 방식)보다 개발기간의 단축, 개발에 따른 환경 부하 리스크와 비용도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장점이다. 50Kw 규모의 온천 바이너리 발전을 가정하면, 일본 전국에 1591개 온천이 적용대상이 되고, 72.3만 Kw의 시장 규모로 추산된다.

'하코다지역 지열발전 연구회'의 위원장인 무라오카(村岡) 히로사키대 교수가 북일본의 지열 모델로 꼽는 것이 아이슬란드이다. 아이슬란드는 인구 33만 명의 소국이지만, 지열발전의 설비 용량은 66.4만 Kw이다. 2009년 시점에서 1차 에너지의 85%를 재에너지(지열 66%, 수력 19%)로 충당하고, 전가정의 90%에 지열 열수급탕에 의한 난방이 보급되어 있다. 스바르트센기 지열발전소(출력 7.65만 Kw)에서 나오는 지하열수의 배수를 재이용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넓이를 자랑하는 옥외 온천시설 '블루라군'(약 5000㎡)에는 연간 약 4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무라오카 교수는 “수도 레이캬비크는 1930년대, 석탄을 태워서 난방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암흑의 스모그 도시였다. 그러나 작은 단계에서 노력을 거듭, 80년에 걸쳐 지역 지열난방을 실현했다. 아이슬란드의 에너지 자급정신에는 일본이 배울 것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에너지 자급률이 불과 4%인 일본보다도 훨씬 낮은 우리나라로서는, 자급률을 높이는 것이 에너지 안보상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도 지열을 에너지자원으로 이용하는 연구 개발은 물론, 온천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 주민과 온천 사업자와의 공존을 도모하면서, 주변 환경을 배려한 지열 개발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겠다.

/글로벌이코노믹 장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