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전기·통신 분야 개방
국민에 대한 서비스 질 향상
주식·채권 관심 있는 투자자
통신 등 독과점 기업 피하고
개혁·개방 진행 더 지켜봐야
▶ 통신시장의 개방과 경쟁
또 “투자자들은 필리핀 시장진입 장벽에 대해 오랫동안 좌절하고 있다. 특히 통신과 공공부문에서 외국인투자가의 진입을 독점적 규제에 의해 제한하고 있다. 나라 전체의 돈을 나눠야 하며 더 빨리 개방해서 경쟁을 해야 할 시간”이라면서 “소수 권력자들은 경쟁을 방해하고 부패한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에게 여전히 선심 쓰는 상태에 계속 놓여있게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통신 분야의 데이터와 음성서비스는 아시아에서 가장 느리며 비즈니스 불안의 원천이다. 전기와 통신 분야에서 새로운 경쟁자의 진출을 재촉하기 위하여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테르테의 인터뷰 내용은 달리 해석할 필요가 없다. 직설적 표현 그 자체가 해석이며 경제개혁의 청사진이다. 시장개방과 경쟁을 통하여 이익이 국민 전체에게 돌아가게 하겠다는 의지다. 지난 6월 두테르테 당선 이후 통신 독과점 기업인 PLDT(Philippine Long Distance Telephone)와 Globe(Globe Telecom)의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기•통신업체 등 관련 산업이 진출하기 좋은 시기다. 반면 필리핀 주식이나 채권에 관심 있는 개인투자자라면 에너지•전기•통신 산업 등에서 독과점적 기업의 주식이나 채권 매입은 자제하고 두테르테의 경제개혁 윤곽이 그려질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다.
▶ 민간 통신회사의 서비스와 요금
두테르테가 통신 분야에서 강력하게 개혁과 개방을 하고자 하는 이유를 알아보자. 필리핀에는 PLDT와 Globe라는 두 개의 민간 통신회사가 있다. PLDT의 대주주는 지분 25.57%를 가진 버뮤다(Bemuda)에 적을 둔 홍콩소재 ‘퍼스트퍼시픽그룹(FIRST PACIFIC GROUP)’과 지분 20.35%를 보유한 일본 통신업체인 ‘NTT도코모(NTT DoCoMo)’다. 우리 같으면 버뮤다 국적 자체부터 난리가 날 일이다. 퍼스트퍼시픽그룹은 다시 33.3%를 보유한 퍼스트퍼시픽투자회사와 11.7%를 보유한 인도네시아 국적의 ‘안토니 살림(Anthoni Salim)’이 대주주다. Globe는 보통주 47.19%를 소유한 싱텔(Sing Tel, 싱가포르텔레콤)과 역시 보통주 30.68%를 보유한 아얄라(Ayala)그룹이 대주주다. 외국계와 과두집권층 기업이 합작한 민간통신회사인 셈이다. 두 기업 모두 외국계 기업에 통신 독과점 지위를 준 모양새다.
고속도로나 지방도로를 달리다 보면 PLDT휴대폰이 안 터지는 지역이 있는가 하면 Globe휴대폰이 안 터지는 지역이 있다. 두 통신회사의 휴대폰을 들고 번갈아 가며 통화를 하기도 한다. 또한 PLDT휴대폰에서 Globe휴대폰이나 유선 전화기로 전화를 걸면 거의 국제전화 수준의 전화요금을 물게 된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PLDT휴대폰에서 같은 PLDT휴대폰으로 전화를 걸면 통화 품질이 좋을뿐더러 전화요금도 저렴하다. 사업하는 사람들은 두 개의 휴대폰을 모두 가지고 다닌다. 어느 지역이건 통화가 잘 되는 통신회사 휴대폰을 쓰기 위함이고 다른 하나는 같은 통신사 간의 통화를 통하여 통신요금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통신•수도를 막론하고 외국계나 과두집권층의 민간 독과점 기업이 운영하고 있으며 그 요금(사용료)이 개인소득 대비 비싸다. 심지어 관공서라도 전화나 상수도 요금이 밀리면 공급이 차단되기도 한다. 민간기업이 운영하기 때문이다. 통신의 경우 데이터 전송과 통화 등 서비스 품질 또한 떨어진다. 투테르테는 통신 분야를 우선적으로 개방하여 더 좋은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2개 업체에 의한 시장 독점적(Duopoly) 이익을 나누겠다는 의지다.
필리핀은 전기•통신•수도 등 기간산업뿐만 아니라 전체 산업과 시장이 개방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동안 보호받으며 편안하게 이익을 챙긴 독과점 기업에는 분명 위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필리핀 국민에겐 양질의 일자리와 소득이 생기게 될 것이다. 관련 분야 한국 업체에는 ‘얼리 버드(Early Bird)’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두테르테에 의한 개혁개방이 시작되었다. 집권 6년 동안에 실현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다. 개인투자자도 두테르테의 개혁과 개방을 잘 지켜보아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다음 편에는 두테르테의 조세개혁을 살펴보자.
● 기준금리 높은 나라일수록 국채수익률도 더 높아
환율하락 국가 국채 투자하면
투자수익·환차익 동시에 가능
채권은 기관투자가든 개인투자자든 비중이 큰 포트폴리오 대상이다. 채권 중에서 안전한 채권은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또는 정부채)다. 수익률이 높으면서 비교적 안전한(특히 환율의 안정성) 국채는 어느 나라일까. 신흥국의 국채수익률이 비교적 높다. 각 나라의 경제지표와 국채수익률 비교를 통해 알아보자. 우선 기준금리가 높은 나라일수록 국채수익률이 높게(국채가격이 낮게) 나타난다. 여기에 해당되는 나라는 나이지리아(기준금리 14.0%, 국채수익률 15.8%), 브라질(13.75%, 11.98%), 터키(8.0%, 11.17%), 남아프리카공화국(7.0%, 8.9%)이다. 경제성장률이 낮으면서 인플레이션이 높은 나라의 국채수익률도 높게 나타난다. 나이지리아(경제성장률 -2.24%, 인플레이션 18.3%, 국채수익률 15.8%), 브라질(-2.9%, 6.99%, 11.98%), 터키(-1.8%, 7 .0%, 11.17%), 러시아(-0.4%, 5.8%, 8.47%)가 여기에 해당된다.
환율이 하락(화폐가치 상승)하면서 국채수익률이 높은 나라는 러시아(환율 -13.22%, 국채수익률 8.47%), 브라질(-14.82%, 11.98%), 남아프리카공화국(-8.82%, 8.9%), 인도네시아(-5.24%, 7.71%)이다. 이런 나라의 국채에 투자할 경우 투자수익과 환차익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반대로 국채수익률은 높지만 환율이 상승(해당국 화폐가치 하락)하면 환차손으로 오히려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다. 여기에 해당되는 국가로는 나이지리아(환율상승 58.39%, 국채수익률 15.8%), 터키(17.83%, 11.17%), 중국(5.97%, 3.21%)이 대표적이다.
환율이 하락(화폐가치 상승)하는 국가들 중 국채수익률이 높은 나라를 우선적 투자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과거 2~3년 동안 환율이 폭등한 나라 중에서 올해 들어 환율이 하락하는 국가가 여기에 해당된다. 또한 인플레이션이 높았다가 진정되는 나라와 더불어 향후 경제가 안정되거나(성장률이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 등) 성장성이 높은 나라를 뽑아 보면 투자대상을 더욱 축소할 수 있다. 경제성장률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다. 마이너스 성장했다는 것은 전년 대비 GDP 규모가 줄었다는 의미다. 올해 마이너스 성장했다면 다음해에는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서기 쉽다. 왜냐 하면 전년도의 GDP(마이너스 성장)가 분모가 되고 현재 연도의 GDP가 분자가 되기 때문이다. 분모가 줄면 성장률은 높게 나오게 마련이다.
긍정적인 면이 많은 나라로는 브라질,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네시아다. 인도는 환율이 0.71%로 안정되고 경제성장률 7.3%, 국채수익률 6.424%로 대부분 양호한 지표다. 이렇게 비교해 보면 어느 나라의 국채가 안전하고 수익률이 높은지를 가늠할 수 있다.
우리나라를 보자. 경제성장률, 물가, 기준금리, 국채수익률 등 대부분의 지표가 선진국처럼 낮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한국의 국채투자는 안전성은 있겠지만 수익 측면에서 큰 매력이 없음을 알 수 있다.
황상석 전 NH농협증권 PI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