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사진)이 트럼프 정권 안보정책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 일찍이 미국의 행동을 묶는 군축조약 및 국제협정에 반대해 왔으며, 미국이 중거리핵전력제한협정(INF)을 폐기하기로 한 배경에는 볼턴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다. 그러면서 2021년에 기한이 만료되는 신전략무기제한조약(신START)이 연장되지 않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볼턴은 유엔대사를 그만두고 재야에 있던 2011년 미국 신문 월스트리트저널에 “INF조약은 무용지물이 되었다”고 기고한 이후 조약을 파기하거나 중국 등도 포함한 다국 간 조약으로 변경할 필요성을 주장했다.
볼턴의 ‘반(反)군축’ ‘반(反)국제협정’ 노선은 요지부동이다. 부시 행정부에서 군축 및 국제안보담당차관을 지냈을 때는 미·러 간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 파기를 주도했으며, 2015년 미·유럽 등 6개국과 이란이 맺은 핵합의에 대해서도 전략적 과오라고 비판하며 이탈을 주장했다.
미 정부소식통은 미국은 어떤 형태로든 행동을 제한하거나 다른 나라와 균형을 맞춰서는 안 된다는 게 볼턴의 지론이라고 지적하고, 중국의 군사적 위협을 이유로 든 것은 INF조약 파기의 핑계로밖에 없으며 볼턴은 단순한 군축조약에 얽매이는 것이 용서할 수 없을 뿐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정권은 ‘신START’를 실효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핀란드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하면서 신START의 5년간 연장을 제의했으나, 트럼프는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볼턴의 조약혐오에다 트럼프가 적의까지 갖고 있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체결한 조약이기 때문이라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다만 INF조약에 이어 신START가 실효되면 전 세계의 90%의 핵무기를 보유한 미·러 양국을 묶는 핵군축조약은 존재하지 않게 된다. 2011년 발효된 신START는 전략핵탄두 배치상한을 1,550발로 제한했을 뿐만 아니라, 미·러 양국이 데이터교환과 현지사찰을 통해 서로의 핵전력을 검증하는 조치도 담았다.
전미과학자연맹 한스 크리스텐센은 서로의 핵전력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조항은 양국군과 정보기관도 지지한다는 지적. 조약을 실효시키면 핵전력에 상한이 없고 상대방이 어디에 무엇을 배치하고 있는지 정보가 끊긴다. 지극히 위험하고, 자기 파멸적인 선택이다"라고 경고하고 있다.
김경수 편집위원 ggs07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