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레퍼와 함께 생활하고 동기를 연구하고 있는 영국의 범죄학 교수 마이클 밀스는 "프레퍼가 되는 동기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우익적인 문화가 동기를 부른다"고 말했다.
밀스는 종말 준비의 현상을 연구하고 있는 유일한 학자다. 프레퍼 관련 사업은 트럼프 정부 들어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는 심리학자가 "두려움은 보수적인 의견을 격려하고, 종말에 대한 준비도 활발하게 한다"는 옛부터 해온 말을 증명하고 있다.
밀은 많은 미국인이 세상의 종말에 대비하는 이유를 조사하기 위해 지나 2014년 미국을 방문했다. 화장지, MRE (Meal Ready-to-Eat)라는 즉석 음식, 연못의 물 마시기, 빨대 등 재난대비 물품을 비축하고 있는 사람들을 미국에서 만났다
밀스가 2014년 당시 미국에서 만난 39명 가운데35명은 정치적으로 우익에 가깝다고 인정하며 '보수적, 공화당 우파, 자유 지상주의, 보수 주의자' 등을 자칭하고 있었다. 그러나 우파인 도널드 트럼프가 2016년 대통령에 취임한 이래 종말에 대한 준비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밀스는 "트럼프가 보수파 지지자를 포함한 유권자들 최악의 불안감을 줄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자유주의 프레퍼는 많지 않았다, 밀스는 "지난 선거 이후 좌파와 자유주의의 옹호자가 늘어난 것은 틀림없지만 오바마가 대통령에 취임한 2008년 이후에 일어난 것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라면 아무 걱정 없다"고 덧붙였다.
밀스는 지난해 저널 오프 리스크 리서치 저널에 오바마 행정부 하에서의 프레퍼의 증가에 대해 쓰고 그 후 6월 저널 오브 아메리칸 스터디즈에 '오바마게돈: 공포, 극우, 그리고 프레퍼의 대두 (Obamageddon : Fear, the Far Right, and the Rise of 'Doomsday'Prepping in Obama 's America) '를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의 프레퍼의 위축은 페이스북 그룹과 사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도 느껴지고 있다. 이들은 노스캐롤라이나의 산기슭에서 매년 자신들의 기술을 향상시키려고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한 약 1400명의 프레퍼가 참여하는 프레퍼캠프를 열고 있다.
밀스의 집계에 따르면 2014년 3월부터 2015년 5월 사이에 프레퍼들이 장비를 구입하거나 새로운 생존 기술을 습득할 이벤트가 미국에서 46번 있었다. 올해는 그들의 정보사이트 더심플라이프에 따르면 10여번에 불과했다.
밀스는 이같은 '종말에 대한 준비'는 미국 태생의 전통이라고 주장한다. 이 현상은 개인주의와 자립을 칭찬하는 미국의 역사와 일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프레퍼의 '나는 자유'라는 팟 캐스트의 호스트인 제임스 월튼은 "이것이 내 인생이다. 정원, 닭, 자급 생활, 하이킹, 낚시, 사냥 등. 지금은 대장장이까지하고 있다. 즐거우니까"라고 말했다.
한편 정치에 전혀 동요되지 않는 프레퍼도 있다는 게 밀스의 주장이다. 프레퍼인 뉴욕의 소방관 제이슨 찰스씨는 옷장에 1만 달러 상당의 비축품을 담아놓고 모든 준비는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프레퍼들은 좌파에 대한 정치적 두려움이 있다고 한다. 민주당 인사를 백악관에 보내면 프레퍼 관련 매출이 다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ienn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