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마이크로소프트 vs 알리바바·텐센트, 차세대 디지털 비서 선점 경쟁
"딥시크 쇼크 이후 저비용 개발 가능해져...상용화가 관건"
"딥시크 쇼크 이후 저비용 개발 가능해져...상용화가 관건"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최근 중국이 AI에서 미국에 "뒤처지지 않는다"고 언급한 가운데, 구글은 지난주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자사 제미니 AI 모델이 중국 딥시크(DeepSeek)보다 토큰 출력 속도가 10배 빠르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더 이상 누가 가장 발전된 모델을 보유했는지가 핵심이 아니라고 분석한다. 맥쿼리 아서 라이 아시아 기술 리서치 책임자는 "AI의 다음 전쟁터는 애플리케이션"이라며 "성장 잠재력이 높은 분야는 에이전트형 AI"라고 전망했다.
미시간대 제이슨 코르소 교수도 "미국이 전체 모델 용량과 처리량에서 앞설 수 있지만, 이것이 실제 가치로 변환되지 않는다면 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AI 에이전트는 인간의 개입 없이 작업을 대행할 수 있는 디지털 비서 시스템이다. 딥시크 R1과 GPT-4o 같은 추론 AI 모델 등장으로 인공지능이 더 인간처럼 사고할 수 있게 되면서 에이전트 개발 환경이 조성됐다.
가트너는 2028년까지 기업용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의 33%가 에이전트 AI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2024년 1% 미만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또한, AI 에이전트가 일상적인 직장 내 의사결정의 최소 15%를 스스로 처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은 삼성과 공동 개발한 AI 안경을 포함해 제미니 AI 비서를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생태계에 통합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생태계를 통해 서로 소통하며 작업을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네트워크' 구축 계획을 밝혔다.
중국에서는 스타트업 마누스가 이력서 심사부터 부동산 조사, 주식 분석까지 처리하는 '종합 AI 에이전트'를 선보여 주목받았다. 중국 언론은 이를 "차세대 딥시크 돌파구"로 평가했다.
중국 대형 기술기업들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텐센트는 기업이 코딩에서 데이터 분석까지 처리하는 AI 에이전트를 구축할 수 있는 개발 플랫폼을 업그레이드했다. 알리바바는 올인원 AI 비서 '쿼크'를, 바이트댄스는 딥시크 R1을 능가한다는 '시드-씽킹-v1.5' 모델을 출시했다.
AI 브라우저 스타트업 펠로우의 시에 양 창립자는 "미국은 강력한 연구 능력을 보유해 AI 분야를 선도하고 있지만, 중국에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자가 더 많아 중국의 AI 애플리케이션이 더 강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AI 에이전트 관련 발표들이 "주로 마케팅 과대광고"라며 의미 있는 벤치마크 부족을 지적하기도 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