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마이크론은 2019 회계연도 4분기(6~8월)에 매출액 48억7000만 달러(약 5조8440억 원), 영업이익 6억5000만 달러(약 7800억 원)를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42%, 85% 급감한 것이다.
마이크론의 실적이 눈에 띄게 둔화한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다. 우선 반도체 시장에 공급 초과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PC·서버수요가 되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재고가 수요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쌓여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D램 메모리칩의 가격은 지난해 보다 43%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공급은 그대로인데 수요가 줄기 때문이다. 특히 스마트 폰 제조업체는 더 이상 반도체 구매량을 늘리지 않고 있다.
마이크론은 미국의 화웨이 제재조치가 지속되고 제품 공급 임시 허가가 연장되지 않을 경우 화웨이로 인한 매출 타격이 몇 분기는 계속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메로트라 사장은 미 상무부에 추가로 제품을 출하할 수 있는 허가를 신청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에 대한 임시 공급 허가 연장을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4일 유엔총회연설에서 중국의 한 국영기업이 87억 달러(약 10조 원) 가치의 마이크론(반도체) 설계를 훔쳤다며 중국의 불공정 무역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기업이 거의 똑같은 제조 특허를 획득해 마이크론은 중국 내에서 자기 상품을 팔 수 없게 금지됐다고 지적했다.
마이크론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제재로 중국이 자체적인 반도체 산업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을 더 큰 불안요소로 꼽고 있다.
생산규모가 커야 하고 생산과정도 매우 복잡한 반도체 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중국이 단기간 내 경쟁력을 갖춘 반도체 생산을 할 가능성은 낮지만 여전히 중국의 기술력이 베일에 가려져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