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홍콩에서 반정부시위가 계속된 최근 몇 개월 사이에 성인인구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200만 명 가까이가 PTSD(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증상을 경험했다는 추계가 10일 영국의 의학전문지 ‘랜셋’에 실렸다. PTSD는 트라우마가 될 수 있는 경험 후에 나타나는 불안장애의 일종으로, 불면이나 초조, 심한 악몽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홍콩대학 연구팀은 2009년부터 19년에 걸쳐 1만8,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그 중에서 최근 몇 개월 사이에 피험자의 32%가 PTSD의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 조사를 사회불안이 인구전체의 정신위생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세계 최대, 최장의 연구라고 평가했다.
홍콩에서는 지난해 6월 범죄용의자의 중국 본토이송이 가능하도록 하는 ‘범죄인 인도’ 조례 개정안이 발단이 돼 대규모 반정부시위가 발생했다. 이후 시민의 자유와 경찰의 과잉진압 책임과 처벌을 요구하는 폭넓은 민주화운동으로 발전해 갔다. 시위의 장기화에 따라 폭력성이나 파괴성이 증가하면서 지금까지 시위대 2명이 실탄에 맞아 남성 1명이 중상을 입은 것 외에도 충돌 도중에 벽돌에 맞은 남성 1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홍콩에서는 인구 750만 명 중 성인이 630만 명을 차지한다. 조사가 시작된 2009년에 비해 PTSD의 증상을 호소하는 성인은 추정 190만 명, 우울할 가능성이 있는 성인은 59만 명 증가했다. 성인 사이의 PTSD 유증률은 ‘우산운동’ 후인 2015년 3월 시점에서 약 5%였던 데 비해 작년 11월에는 32% 가까이 상승했다. ‘우산운동’은 행정장관선거에서의 보통선거 도입을 요구하며 2014년 9월부터 79일간 계속된 시위로 대체로 평화적으로 이루어졌다.
홍콩대학 팀은 연구결과에 대해 인과관계를 증명하기보다 관찰 상의 관련성을 지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시위대의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는 18세 이하를 조사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으로 보아 문제의 규모를 과소평가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