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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곰팡이 핀 옥수수 사진이 드러낸 중국정부의 부실 곡물관리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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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곰팡이 핀 옥수수 사진이 드러낸 중국정부의 부실 곡물관리 실태

중국이 전략 곡물로 지정한 옥수수에 곰팡이가 피고 알갱이가 뭉개진 사진이 공개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미중 관계 악화 부터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홍수 등 자연재해와 미국 정부의 역대 최대 수매로 중국에서 식량 안보에 대한 우려가 커진 터여서 중국인들이 받은 충격은 더 크다.

중국 정부 비축 창고에 나온 곰팡이가 핀 옥수수 알갱이들. 사진=SCMP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정부 비축 창고에 나온 곰팡이가 핀 옥수수 알갱이들. 사진=SCMP

홍콩의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일 지난 7월 중순 중국 자오저우현 외곽 도시 자오둥에 있는 한 곡물 창고에서 찍은 사진이 웨이보에 공개됐다고 3일 전했다.

이 사진은 곰팡이가 피고 지저분한 옥수수 알갱이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촬영한 것이다. 옥수수 대부분은 흙이 섞인 데다 곰팡이 핀 듯해 보였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 정부가 관리하는 곡물 저장고 내 옥수수가 썩어버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중국에서 옥수수는 동물 사료는 물론, 알콜과 에탄올 연료의 원료로 쓰인다.

파문이 커지자 중국비축양곡관리공사(시노그레인:Sinograin) 창고부서가 헤이룽장성 북부에 있는 곡물 저장고 내 모든 사진 촬영 장치를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중국 정부는 미중 관계 악화에다 코로나19 전염병과 남부의 홍수, 북부지역 가뭄으로 일어난 곡물 생산 차질 이후 국가 식량 안보를 보호하기 위한 선전을 강화해왔다. 이에 따라 휴대전화를 곡물 창고에 반입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치는 양국 관리공사가 비축한 곡물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해 품질이 나빠지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외부 노출을 감추려는 움직임이 아니냐는 의혹이 온라인에서 커지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비축양곡관리공사는 2일 성명을 내고 웨이보에 올라온 동영상이 자오저우 창고임을 확인하면서도 모기업이 문제를 감추려고 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공사는 현지의 금지 조치는 조악한 조치라면서 헤이룽장성 자호사를 질책했다고 덧붙였다.

천 위안(Chen Yuan) 중국비축양곡관리공사 대변인은 SCMP에 "외부인들의 휴대전화 창고 반입을 결코 금지하지 않는다"면서도 "직원 안전 측면에서 곡물 저장 구역에서는 휴대 전화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14억 인구에 대한 식량 공급을 최우선 정책과제로 삼고 엄청난 양의 정부 곡물비축량을 중국 식량 안보의 핵심 보장책이라고 선전해왔다. 특히 중국 정부는 옥수와 밀, 쌀을 적정 공급을 확보하도록 하는 전략곡물로 지정했다. 그러나 비축양곡관리공사는 비축규모를 비밀로 해와 정확한 수치는 알려진 게 없다.

중국 정부의 대내외 홍보를 관장하는 국무원신문판공실이 발간한 식량안보백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중국의 창고 저장 능력은 9억 1000만t으로 나타나 있다. 중국 정부는 올 여름 곡물 생산량이 전년보다 0.9% 증가한 1억4281만t으로 역대 최대라며 식량 안보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북경동양농업컨설팅의 선임 분석가인 마원펑은 여름 곡물 생산량이 중국 정부 발표보다 764만t 적고 지난해보다 4.6% 감소한 1억3517만t으로 2013년 이후 가장 적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