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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코로나19 팬데믹과 바이든 승리의 상관관계, 그 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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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코로나19 팬데믹과 바이든 승리의 상관관계, 그 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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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3월 18일 코로나 팬데믹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후 15만 명이 희생됐고 12월 현재 총 희생자 수는 30만 명을 넘어섰으며, 인구 10만 명당 사망자 수는 82명이다. 총 사망자 수는 이라크전에서 희생된 사망자 수의 30배가 넘는다.

미국 전국 3025개 카운티 32만869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희생자 수가 낮은 단계에서 가장 높은 단계로 갈 경우 바이든과 트럼프의 지지율 격차는 2.5%가 발생했다. 예를 들어 애리조나 주 마리코파 카운티에서 코로나19 희생자 수가 지난 두 달간 4배 증가하면서 바이든 지지와 트럼프 지지에는 0.6% 격차가 생겼다. 팬데믹은 자연재해의 일종이다. 자연재해의 발생과 통제는 집권 정부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자연재해는 집권층에게 재앙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자연재해가 모든 것을 결정하기보다는 정치와 상호교차하여 선거에 영향을 주는 현상으로 보인다. 투표자는 자신이 신뢰하는 정치 지도자의 선호에 의존하여 선거 결정을 내리기 때문이다. 투표자의 결정은 다시 엘리트층의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쌍방향 소통에 참여하게 된다. 이처럼 미국 시민의 투표는 바이든 정부가 팬데믹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안이다.

누가 바이든을 지지했나?


2020 대선은 공화당과 민주당 양측이 최대 동원전을 펼쳐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전대미문의 코로나 팬데믹이 후보 선택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 팬데믹은 2020 미국 대선에서 투표자의 결정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가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전통적 이론은 현직 대통령의 재선 실패를 예측하고 있다. 역사는 집권 세력의 통제범위 바깥에 있는 자연재해급 변화가 발생할 경우 현직은 재집권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대공황의 위기에서 실시된 1932년 선거에서 후버 대통령은 재선에 실패했다.

팬데믹이 발생하지 않은 일반적 상황에서는 정책적 성과와 정당일체감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전통적으로 투표 결정은 두 가지 메커니즘으로 설명된다. 첫째, 회고적 투표이론은 투표자는 소비자처럼 경제적 효용의 유불리에 따라 투표 결정을 내린다고 제시하고 있다. 투표자는 현직 대통령이 경제 등 부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하면 다시 찍어줄 것이고 아니면 지지하지 않는다.

둘째, 투표자는 편익 계산으로 후보를 판단하지 않고 어려서부터 습성화된 사회심리적 정서에서 후보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투표자는 사회적 정체성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정당일체감을 통해 누구를 찍을 것인지 결정한다. 즉 공화당 정체성과 민주당 정체성의 대립이 결정하는 것이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이나 트럼프의 운명은 코로나 팬데믹 변수와 합하면 3가지 요인으로 결정됐다. 투표자 연구 집단(Voters Study Group)의 여론조사는 위 3가지 변수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는 민주주의 기금과 UCLA 네이션스케이프(Nationscape) 프로젝트의 노력의 산물이다. 이 프로젝트는 2020년 3월 13일부터 6월 25일까지 실시된 15회의 인터넷 조사에서 코로나 관련 설문을 다수 포함시켜 팬데믹이 후보 선택에 미치는 효과를 파악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했다.

코로나에 대해 아주 우려한다고 응답하는 사람은 68%가 바이든을, 44%는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코로나 심각성에 대한 태도는 양 후보 지지 격차를 24%로 줄였다. 다소 걱정한다는 응답자는 35%가 트럼프를, 26%가 바이든을 지지했다. 걱정하지 않는 응답자는 그 비중이 낮으며 대체로 트럼프를 지지했다.

그러나 이는 단순 상관관계이며 후보 선택에는 코로나 외에 많은 요인이 영향을 끼쳤다. 후보 선택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의 복합적 관계는 인구학적 요인을 통제한 후 자연재해, 정책, 그리고 정체성 세 요인이 바이든 승리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나이, 세대, 성별, 교육 등 인구학적 요인이 통제되고, 지지정당(공화당, 민주당, 중도)은 정당일체감을, 경제평가, 트럼프 대통령 국정평가, 이념, 대중 관세부과, 및 이민자 전통 등은 정책평가 등과 함께 후보 지지와 상관관계에 있는 코로나 우려는 다른 여러 요인이 통제되면 그 영향력은 사라지게 됐다.

따라서 이를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은 결과를 분석해 볼 수 있다. 첫째, 민주당 일체감이 바이든을 가장 강력하게 지지했다. 민주당 일체감 응답자는 공화당 일체감의 응답자에 비해 약 38배 지지했다. 둘째, 중도성향 미국인은 공화당 일체감의 응답자에 비해 약 16배 바이든을 지지했다.

셋째, 코로나 팬데믹 효과는 강력한 요소였다. 직장 동료가 코로나에 감염된 것을 경험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이에 비해 6.6배 더 바이든을 지지했다. 주위에서 코로나 감염을 현실적으로 직시한 경험은 트럼프의 방역 대책에 반대했을 가능성이 크다.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한 주민이 도서관 앞에 설치된 공식 우편투표물 투함통(드롭박스)에 우편투표물을 집어넣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한 주민이 도서관 앞에 설치된 공식 우편투표물 투함통(드롭박스)에 우편투표물을 집어넣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편 가족 중 감염된 것을 경험한 응답자는 그렇지 않은 응답자에 비해 9% 지지했다. 이는 예상과 다른 결과를 보인다는 점에서 향후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단 본래 공화당이나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이 코로나에 감염될 경우일 수 있다.

넷째, 미국 문화에 동화되지 않더라도 이민 전통을 지켜야 한다는 데 찬성하는 사람은 반대하는 이에 비해 바이든을 1.9배 더 지지했다. 트럼프의 반이민정책을 경험한 미국인은 이민정책에 적극적인 민주당과 바이든을 지지했을 것이다.

다섯째, 그 외 모든 변수는 바이든에게 비우호적이다. 공화당 일체감의 응답자는 중도층에 비해 바이든을 9% 지지했다. 트럼프가 국정 수행을 잘한다고 평가한 이는 잘못한다고 평가한 이의 바이든 지지의 4%에 불과했다.

결국, 바이든이 트럼프를 꺾고 승리하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한 요인은 정치적 정체성으로 볼 수 있다. 민주당 지지자와 중도층은 공화당 지지자에 비해 절대적으로 바이든을 지지했다. 두 번째 기여 요인은 트럼프의 방역 대책이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평가이며 이는 바이든에게 유리하게 작동했다. 이 점은 코로나 감염을 직장에서 목도한 경험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동료의 감염을 본 사람은 트럼프보다는 바이든을 지지했다.

이러한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가오는 재보선을 준비하는 한국의 여야에게도 시사하는 점이 크다. 특히 코로나19 백신의 확보 여부가 어쩌면 내년 재보선의 판세를 가를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 다만 정치적 정체성은 현 여당에 절대적인 만큼 각종 변수의 통제가 어떻게 되느냐는 여전한 관심거리라 할 수 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