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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미사일 막은 천궁-II, 불티나게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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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미사일 막은 천궁-II, 불티나게 팔린다

PAC-3의 4분의 1 가격에 90%+요격률…중동 3국 9.5조 원대 계약 이미 체결
이란 전쟁서 첫 실전 검증 성공, UAE 긴급 증파 요청에 한국 예비탄 일부 전용
2026년 3월 15일, 이라크 바빌 주 힐라 인근 시야히 마을에 떨어진 이란 미사일 잔해 현장. 이란 전쟁이 시작된 이후 UAE·이라크·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국가들에 탄도미사일과 드론 공격이 이어지면서, 한국산 천궁-II(M-SAM) 방공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26년 3월 15일, 이라크 바빌 주 힐라 인근 시야히 마을에 떨어진 이란 미사일 잔해 현장. 이란 전쟁이 시작된 이후 UAE·이라크·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국가들에 탄도미사일과 드론 공격이 이어지면서, 한국산 천궁-II(M-SAM) 방공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이란 전쟁이 만들어낸 전례 없는 탄도미사일 공세가 방공 요격 미사일 재고를 급격히 소진하는 가운데, 한국산 천궁-II(M-SAM·Medium-range Surface-to-Air Missile) 방공 시스템이 '비슷한 성능에 낮은 가격'이라는 강점을 앞세워 중동 방산 시장에서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고 블룸버그(Bloomberg)가 2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은 천궁-II의 요격 성공률이 90%를 넘으며 가격은 패트리엇 PAC-3의 약 4분의 1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중동에서는 이미 UAE·이라크·사우디아라비아 3국이 천궁-II 구매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첫 실전 요격 성공…UAE 하늘에서 입증된 한국 기술


천궁-II의 실전 투입은 지난 3일, UAE 방공망이 이란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면서 처음 이루어졌다고 아미 레코그니션(Army Recognition)이 보도했다.

UAE는 2022년 1월 LIG넥스원·한화시스템·한화에어로스페이스 컨소시엄과 35억 달러(약 5조 원) 규모의 10개 포대 구매 계약을 체결했으며, 현재 2개 포대가 실전 배치됐다.

디펜스 익스프레스(Defense Express)에 따르면 3월 5일까지 UAE에는 드론 1072대, 순항미사일 8발, 탄도미사일 196발이 날아들었으며, 천궁-II는 이 대규모 공세 속에서 첫 실전 교전을 치렀다.

실전 성과는 즉각 행동으로 이어졌다. 더 디펜스 포스트(The Defense Post)는 UAE 정부가 지난 5일 한국에 긴급 조기 인도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잔여 8개 포대의 조기 인도 요청에 대해 한국이 기존 납품 계약 의무로 전면 수용하기 어렵자, 한국군 예비 재고에서 일부 요격탄을 추출해 긴급 항공 수송하기로 했다.

아시안 밀리터리 리뷰(Asian Military Review)는 지난 10일 이전 약 30발의 요격탄을 M-SAM I·II 혼합 구성으로 긴급 발송한 것으로 보도했다.

UAE 방공망에는 패트리엇과 사드(THAAD)도 함께 운용 중이어서, 천궁-II는 중간 층위 방어를 담당하는 구조다.

'PAC-3의 4분의 1 가격'이 만든 수요 폭증 구조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국산 요격 미사일의 경쟁력은 가격 대비 성능에서 나온다.

구윤철 기재부 장관은 천궁-II 1발 가격이 약 15억 원(약 100만 달러)이라고 언론에 공개했다. 록히드마틴의 PAC-3가 발당 약 400만 달러인 것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아시안 밀리터리 리뷰는 한국산 무기 체계의 또 다른 강점으로 'ITAR(국제무기거래규정) 제약 없음'을 꼽았다.

한국 측 관계자에 따르면 중동 국가들은 미국산 무기의 경우 유사시 미국이 정보·운용 접근을 차단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독립적으로 운용 가능한 체계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천궁-II 중동 수출 계약 현황. 인포그래픽=글로벌이코노믹/구글 제미나이이미지 확대보기
천궁-II 중동 수출 계약 현황. 인포그래픽=글로벌이코노믹/구글 제미나이


천궁-II는 LIG넥스원·한화시스템·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공동 개발한 중거리 지대공(地對空) 유도무기(SAM·Surface-to-Air Missile) 체계다.

고도 15~20km 범위에서 탄도미사일·항공기·순항미사일을 요격하며, 히트 투 킬(hit-to-kill) 방식으로 직접 충돌해 파괴한다.

한 개 포대는 발사대 4~6대(대당 미사일 8발), 다기능 3차원 레이더, 화력통제 차량으로 구성된다.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천궁-II가 러시아 알마즈-안테이(Almaz-Antey)의 9M96 미사일을 원형으로 개발됐으나, 현재는 한국이 독자적으로 발전시킨 체계로 러시아산 부품 없이 독립 수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란 전쟁이 촉발한 수요는 한국 방산 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보고서에서 "이란의 탄도미사일 발사 횟수가 줄더라도 방어 역량 비축 수요를 고려하면, 유도미사일의 증가 납품이 올해 해당 섹터의 실적 개선을 이끌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한국 대통령실 강훈식 비서실장은 "다른 나라들로부터도 천궁-II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블룸버그는 LIG넥스원이 단가 및 생산 능력 관련 언급을 거부했다고 덧붙이며, 급증하는 수요를 생산 라인이 따라갈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을 지적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