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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공급 두고 EU와 갈등 심화.... 한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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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공급 두고 EU와 갈등 심화.... 한국은?

아스트라제네카의 1분기 EU 공급물량이 계획했던 8천만회분 중 40%가량인 3천100만회분밖에 안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EU와 아스트라제네카 간 분란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 = 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아스트라제네카의 1분기 EU 공급물량이 계획했던 8천만회분 중 40%가량인 3천100만회분밖에 안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EU와 아스트라제네카 간 분란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 = 로이터
아스트라제네카가 1분기 유럽연합(EU)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을 기존에 약속된 물량의 40%가량 밖에 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EU와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CNBC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4개 회원국 정상에 보낸 서한에서 "만족스러운 해결방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우리는 모든 선택지와 법률 수단을 동원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전날 아스트라제네카를 위기대책회의에 소환해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모색했지만, 회의는 결론을 내지 못하고 끝났다.

EU와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해 8월 3억3천600만 유로(약 4천550억원)에 코로나19 백신 3억∼4억회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 가운데 1분기에 공급하기로 했던 8천만회분 중 3천100만회분 만 납품할 수 있다고 아스트라제네카가 지난 주말 통보하면서 갈등은 시작됐다.

EU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원래 공급하기로 약속했던 물량의 40%가량밖에 납품하지 못하는 것은 계약 위반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계약에는 분기별 납품계획이 포함돼 있다는 게 EU측의 설명이다. 여기에 아스트라제네카는 묶여 있다고 EU는 지적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최대한 노력하겠다(Best effort)"고 했지, 계약상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 공급계약서에는 보증한다는 내용이 없다고 반박했다.
EU 집행위는 아스트라제네카가 EU 내부뿐만 아니라 영국 공장 2곳에서도 백신을 생산하기로 계약했다면서 아스트라제네카가 계약을 위반하고 영국 공장 제조 물량을 영국으로만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전날 디벨트 등과의 인터뷰에서 "영국은 EU보다 3개월 전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그래서 생산도 일찍 시작해 초기 문제점을 해결할 시간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EU에서 생산은 원래 계획보다 두 달 뒤처졌다"고 말했다.

스텔라 키리아키데스 EU 보건 담당 집행위원은 이에 대해 "공급계약에는 공급순서에 대한 조항이 없다"면서 영국 공장 생산 물량 납품을 촉구했다.

이같이 양측의 공급계약에 대한 해석이 극과 극으로 갈리면서 EU 집행위는 아스트라제네카에 공급계약을 공개하자고도 제안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EU에서 탈퇴한 영국을 위해 현재 일주일에 200만 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에 1억 회분을 먼저 영국에 공급한 후에 다른 국가에 공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 일찍이 EU 백신 프로그램에 참여를 거부하고 자체 백신 수급계약에 나섰던 영국은 현재 다른 유럽국들보다 높은 백신 접종률을 보이고 있다.

영국은 현재 성인의 10% 이상에 1차 백신을 투여했다. 2월 중순까지 70세 이상을 포함한 취약계층 1500만 명에게 백신 접종을 완료할 계획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한국 정부와 올 1분기부터 코로나19백신 1천만명분을 공급하기로 지난해 말 계약했다.

한국은 다음달부터 코로나19 예방백신 무료 접종사업을 시작한다. 2월 확정 공급 물량은 75만명분으로, 수도권 지역에서 감염된 확진자를 진료하는 의료진에게 가장 먼저 투여된다.

한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고령자에게 효능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EU(유럽연합)에서는 젊은층에 한해 사용 승인 허가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독일의 경제매체 한델스블라트는 25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능이 65세 이상 고령자들에게는 8%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한델스블라트는 이어 독일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고령자들에게 효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65세 이상에 대해서는 사용 승인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자 독일 정부가 수습에 나섰다. 독일 보건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실험한 대상 중 56세에서 69세 이상이 8%의 비중이었고, 70세 이상의 비중이 3~4%였는데 (한델스블라트가) 팩트를 혼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측도 "완전히 잘못된 보도다. 임상 과정에서 고령자들도 강한 면역 반응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독일 정부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실험 과정에 고령자들의 참여가 저조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부 장관은 26일 TV에 출연해 "애초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고령자들에 대한 데이터가 많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영국 옥스퍼드대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현재 유럽의약품청(EMA)에서 조건부 판매 승인을 위한 심사가 진행 중이고 오는 29일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EU는 앞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아스트라제네카는 물론 미국 제약사 존슨앤드존슨,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미국 모더나, 독일 큐어백(CureVac)과 백신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김수아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suakimm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