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그리 뜨겁지 않다. 주가는 큰 변동이 없고 인텔 주가는 현재 팻 겔싱어 CEO의 발표 시점보다 더 떨어졌다.
대만의 반도체 전문가 양루이는 인텔의 결정은 유행을 거스르는 조치라고 보았다. 인텔은 자체 칩 제조가 주 사업인 반면 TSMC 등 파운드리 업체는 고객의 주문을 받아 칩 제조를 대행하는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기대만큼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미다. 애플이나 엔비디아 등이 인텔과 경쟁하거나 소송 중이기 때문에 인텔의 문을 두드릴 것 같지 않다는 지적이다.
아이시아리서치는 인텔과 TSMC의 경쟁은 그들이 수입할 수 있는 EUV(극자외선 노광장비)의 수, 인텔의 주문 확보 능력, 공정기술 등 세 가지로 요약된다고 보았다. 현재는 TSMC가 모든 면에서 앞서 있지만 인텔은 미국 정부를 배경으로 EUV 장비 확보에 유리한 위치다.
인텔의 파운드리 비즈니스에 대해 미국에서는 18개 기관 및 기업들이 이를 지지하고 나섰다. EUV 장비를 공급하는 네덜란드의 ASLM은 최첨단 장비를 인텔에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퀄컴도 인텔과의 제휴를 원한다고 했고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도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의 반응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반도체 생산의 중심은 아시아로 이동했다. 미국의 반도체 제조 능력은 1990년의 37%에서 현재는 12%로 떨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정부가 반도체 산업의 공급망에 대한 검토에 착수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업계는 환영하고 있다. 그러나 방법을 찾기는 어렵다는 것이 월스트리트의 분석이다.
로이드는 인텔이 인공지능이나 자율주행차, 클라우드 컴퓨팅과 같은 신기술의 선두에 서지 못하고 혁신에 실패했기 때문에 경쟁사에 대한 시장 점유율을 잃었고 앞으로도 되찾기가 쉽지 않다고 본다.
번스타인리서치의 스테이시 래스곤 애널리스트는 인텔이 다른 회사를 위해 파운드리로 칩을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을 표했다. 그는 “이미 인텔이 시도했던 일이고 그 당시 실패했다. 회사의 프로세스 로드맵은 TSMC의 뒤를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배당주로서의 인텔 주식은 매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26억 달러의 자산을 관리하는 밴슨 그룹의 최고투자책임자 데이비드 밴슨은 인텔의 주가가 지난 10년 동안 3배 이상 올랐지만 실제로는 2000년 이후 거의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텔이 자신의 사업에 대해서는 꾸준하며 성실하게 수익을 늘리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보았다. 특히 확실한 배당을 지급하는 것은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인텔의 배당은 2000년 주당 0.02달러에서 0.3475달러로 올랐다.
전체적인 의견을 종합해 보면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진출은 기대에 부응할 만큼 파격은 아니며 TSMC를 따라가기는 어렵다는 쪽으로 수렴되고 있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