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런 버핏, 마크 저커버그 등 세계적인 부호들의 재산을 보면 주식으로 벌어들이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1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방송 CNBC와 투자 플랫폼 에이콘스가 합작한 투자정보 전문매체 그로에 따르면 그렇다고 주식을 잘 굴리는 것이 부자로 가는 지름길이라거나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편견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국 바사칼리지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에스테반 아구도 교수에 따르면 부자들이 부자가 된 경로를 분석한 결과 벼락치기 부자는 극소수에 속하고 대개의 경우에는 ‘자수성가형’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가 지난달 발표한 ‘2020년 글로벌 백만장자 현황 보고서’에 의해서도 뒷받침된다.
아구도 교수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그로가 제시한 부자가 되는 방법에 관한 대표적인 세가지 오해를 소개한다.
◇주식을 하면 벼락부자가 될 수 있다
주식을 잘 하면 언젠가 큰 돈을 쥘 수도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하루아침에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이 아구도 교수의 지적이다. 주식을 통해서 벼락부자가 될 것을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꿈이라는 소리다.
그가 2019년 발표된 공식 통계를 토대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 백만장자들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70%는 평균 연령이 70세 이상, 바꿔 말하면 퇴직한 사람들이었다. 오랜 기간 재산을 모은 결과 부자의 자리에 오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뜻이다.
그로는 “여기서 얻을 수 있는 또다른 교훈은 투자를 한다면 이른 나이에 하는 것이 부자가 되는데 유리하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회사를 차려야 부자가 될 수 있다
아구도 교수는 “창업을 해야, 회사를 차려야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많은데 세계적인 부호들 가운데 상당수가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점에 비춰보면 이해가 가는 면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미국인의 경우를 보면 이는 여전히 현실과는 거리가 있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은퇴한 사람들은 빼고 미국 부자들의 면면을 보면 기업을 경영하는 경우보다는 임원직을 비롯해 누군가의 밑에서 일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사실이 각종 통계에서 확인된다는 것.
아구도 교수는 따라서 “직장을 그만두는 것보다는 직장생활을 유지하면서 처우를 개선해 나가는 방향이 좀더 현실적일 것 같다”고 조언했다.
◇부자는 혼자의 노력으로 된다
부자들은 보통 혼자의 노력으로만 부자가 됐을까. 아구도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 재산을 물려받는 등 부를 이전 받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물려받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학비를 부모로부터 지원 받는 경우, 집을 물려 받는 경우, 가족을 부양할 필요가 없어 재산을 모으기가 쉬운 경우도 여기에 포함된다.
그는 “그동안 나온 부자들에 관한 통계를 분석해보면 대략 40% 정도가 평생 적어도 한번은 뭔가를 크게 물려 받는 경험을 한 것으로 확인된다”면서 “이들이 물려받은 재산은 스스로 벌어들이는 소득의 평균 4배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