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에너지 무기화를 실현하는 데는 미국과 영국에 본부를 둔 엑손모빌, BP, 셸(Shell) 등 글로벌 정유회사 3개사가 결정적인 지원 역할을 하고 있다고 CNN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의 글로벌 정유회사인 엑손모빌은 러시아에서 지난 25년 동안 비즈니스를 해왔고, 현재 러시아에 있는 직원만 1,000명이 넘는다. 엑손모빌의 자회사인 엑손 네프트가스(ENL)는 러시아의 극동 사할린 지역에 있는 에너지 기업인 ‘사할린-1’의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다. ENL은 러시아, 일본, 인도 파트너사와 제휴하고 있고, 러시아인 직원만 700명이 넘는다.
엑손모빌은 러시아 최대 석유 기업 로즈네프트(Rosneft)와도 제휴해 러시아에서 원유 탐사 및 시추를 했었다. 그러나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를 강제로 병합하고, 미국 등이 러시아를 제재하면서 엑손모빌도 로즈네프트와 협업을 중단했다.
◆BP
영국계 BP는 자사 웹사이트에 ‘러시아에 대한 최대 외국 투자 회사 중의 하나’라고 밝혔다. BP는 로즈네프트의 핵심 협력 업체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BP가 로즈네프트의 지분을 19.75% 보유하고 있고, BP의 전·현직 최고경영자(CEO)가 로즈네프트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JP모건은 BP 순자산의 약 9%가 러시아에 노출돼 있어 유럽 지역에 대한 비중이 5%인 것에 비해 높다고 설명했다.
BP는 러시아 시베리아 타스 유리아크 지역 유전 개발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고, 서부 시베리아만의 유전 개발 사업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BP는 또 로즈네프트와 야말-네네츠 자치지구 내 하람푸르 유전 개발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셸
영국에 본사가 있는 셸은 러시아 최대의 석유와 천연가스 공동 개발 사업인 ‘사하린-2’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러시아의 국영 에너지 기업인 가즈포롬이 주관하고 있고, 셸은 이 벤처 사업의 지분 27.5%를 보유하고 있다. 이 사업에는 일본의 미쓰비시와 미쓰이 그룹이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지상 300km, 해상 1,600km의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것으로 이를 이용해 원유와 천연가스를 운송한다. 셸은 이 파이프라인으로 전 세계 천연액화가스(LNG) 소비량의 4%를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업을 통해 러시아산 원유와 LNG를 공급받는 국가는 한국, 일본, 중국이라고 셸이 밝혔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