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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 “전기차 주행거리 길다고 능사 아냐” 언급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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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 “전기차 주행거리 길다고 능사 아냐” 언급한 이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전기차의 주행거리 문제에 관해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전기차의 주행거리 문제에 관해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

“전기차 주행거리는 무조건 길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전기차 주행거리에 관한 입장을 처음으로 이같이 밝혔다.

전기차 주행거리는 전기차를 사는 소비자들이 구매 결정을 할 때 고려하는 여러 조건 가운데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조건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행거리가 소비자들이 중시하는 조건임을 누구보다 잘 알만한 그가 이런 의견을 밝힌 이유는 뭘까. 머스크에 따르면 이 문제는 기술적인 문제와 직결돼 있다.

주행거리를 늘리는 것이 기술적으로 어려운 것이 아니라 주행거리를 지나치게 늘리면 오히려 기술적으로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머스크가 주행거리 늘리는데 신중한 이유


테슬라 모델S. 사진=테슬라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 모델S. 사진=테슬라

2일(이하 현지시간)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 등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이날 올린 트윗에서 그동안 공개하지 않는 사실을 공개했다.

무려 1년 전에 이미 테슬라의 주력 전기차 브랜드인 모델S 롱레인지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600마일(약 965km)로 늘려 출시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일부러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

테슬라의 경쟁사인 루시드모터스가 세계 최초로 1회 충전 후 500마일(837km)을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 루시드 에어를 최근 출고하기 시작한 것과 관련해 테슬라가 능력이 없어 루시드 에어보다 긴 주행거리를 지닌 전기차를 선보이지 못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이같이 밝혔다. 테슬라 모델S 중 주행거리가 가장 긴 롱레인지 플러스의 공인 주행거리는 402마일(약 674km) 수준이다.

머스크가 1회 충전 주행거리를 600마일로 늘리는게 가능했음에도 하지 않은 이유는 “그렇게 하면 주행거리 빼고 나머지는 악화되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주행거리를 늘리려면 필요 이상으로 늘어난 부피의 배터리를 거의 항상 장착하고 다녀야 한다는 뜻이고 이렇게 되면 전기차의 가속, 조향, 전비(電費: 전기차의 연비)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400마일이 넘는 모델S의 주행거리만으로도 이미 충분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종래의 내연기관차와 비교해도 그 이상의 주행거리는 필요하지 않다는 것.

테슬라라티는 “ABC뉴스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내연기관 승용차를 모는 미국인들이 기름을 가득 채우고 주행하는 거리는 400마일 정도”라고 전해 그의 주장이 근거가 있음을 인정했다.

테슬라도 주행거리가 400마일 넘는 모델S 롱레인지 플러스를 지난 2020년 6월 발표하면서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팩의 부피는 전비와 성능을 갉아먹는 적”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주행거리 400마일 이상 표방한 다른 테슬라 전기차


테슬라의 신형 로드스터. 사진=테슬라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의 신형 로드스터. 사진=테슬라


그러나 머스크의 이같은 입장은 주행거리가 400마일을 훌쩍 웃도는 전기차를 향후 출시할 예정인 것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뒷말을 낳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당초 지난해 출시될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거듭 지연돼 출시 시점이 결국 내년으로 미뤄진 테슬라의 신형 로드스터.

테슬라가 지난 2008년 처음 선보인 1세대 로드스터의 후속 모델로 장르상 스포츠카에 속하는 신형 로드스터의 주행거리가 600마일(약 965km)을 넘을 것이라고 머스크가 이미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신형 로드스터와 관련해 프란츠 폰 홀츠하우젠 테슬라 디자인책임자는 “양산형 신형 로드스터는 당초 계획한 것보다 향상된 성능으로 개발되고 있다”고 최근 밝혔으나 주행거리 문제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다.

뿐만 아니라 머스크는 지난 2017년 전기 트럭 세미를 발표하면서 이 트럭의 주행거리를 최대 600마일까지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출시 일정이 올해로 미뤄진 미래형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의 경우도 최대 500마일(약 804km)에 달하는 주행거리를 머스크는 약속한 바 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