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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전기차 보조금 개편… 中 비야디 ‘왕따’에 현대차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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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전기차 보조금 개편… 中 비야디 ‘왕따’에 현대차 ‘웃음’

보조금 격차 최대 95만 엔까지 벌어져… 비야디 “중국 업체라 차별하나” 반발
테슬라·현대차 수혜 속에서 日 정부 “공정한 경쟁 조건 보장 위한 조치”
비야디는 일본 전역의 딜러십, 예를 들어 사이타마 시에 고속 충전소를 설치하고 있다. 사진=비야디이미지 확대보기
비야디는 일본 전역의 딜러십, 예를 들어 사이타마 시에 고속 충전소를 설치하고 있다. 사진=비야디
일본 정부가 최근 전기차(EV) 구매 보조금 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면서 수입차 브랜드 간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중국의 전기차 거인 비야디(BYD)는 이번 개정에서 보조금 인상을 전혀 받지 못해 “압도적인 열세”를 호소하는 반면, 미국의 테슬라와 한국의 현대자동차는 꾸준한 인프라 투자 노력을 인정받아 보조금 증액의 혜택을 입게 됐다.

17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이번 보조금 격차는 소비자 구매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향후 일본 내 전기차 시장 판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 BYD의 비명: “토요타와 100만 엔 차이… 경쟁 불가능”


일본 경제산업성(METI)의 새로운 청정 에너지 차량 보조금 체계에 따르면, BYD가 일본에서 판매 중인 4개 모델의 보조금은 기존과 동일한 35만~45만 엔 선에 머물렀다.

보조금 한도가 130만 엔으로 상향되면서 토요타 등 일본 제조사 제품을 구매할 때보다 BYD 제품을 살 때 지원금이 최대 95만 엔(약 850만 원)이나 적다.

아츠키 토후쿠지 BYD 재팬 사장은 “전국 딜러십에 고속 충전기를 설치했음에도 ‘인프라 개발’ 항목에서 0점을 받았다”며 “중국 제조업체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것이라면 솔직히 말해달라”고 강하게 불만을 표했다.

METI 측은 성능과 기업의 서비스 체계 등을 종합 평가한 결과라고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점수 산정 근거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 현대차·테슬라 ‘승승장구’… “미·일 협상 결과 반영됐나”


BYD의 부진과 달리, 미국과 한국 기업들은 보조금 제도 개편의 수혜자가 됐다.
테슬라는 보조금이 40만 엔 인상되어 최대치에 근접한 127만 엔을 받게 됐다. 지난해 일본 내 연간 판매량 1만 대를 돌파한 테슬라는 이번 보조금 혜택을 바탕으로 추가 성장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현대차의 주력 SUV인 아이오닉 5(보야지 모델)는 보조금이 20만 엔 인상되어 87만 엔을 받게 됐다. 시메기 토시유키 현대 모빌리티 재팬 대표는 “정부가 우리의 꾸준한 인프라 투자와 이니셔티브 노력을 인정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개편이 미·일 관세 협상에서 미국 측이 “전기차와 연료전지차 간 보조금 격차가 너무 크다”고 지적한 점을 반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미국 브랜드인 테슬라가 가장 큰 혜택을 입었기 때문이다.

◇ 유럽 브랜드는 ‘제자리걸음’… 아우디만 이례적 인상


폭스바겐, BMW, 볼보 등 대다수 유럽 브랜드는 보조금 금액에 큰 변화가 없었으나, 아우디는 예외적으로 인상을 이끌어냈다.

아우디 재팬은 전국 고속 충전기 설치뿐만 아니라 호텔 등 공공시설에 표준 충전기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인프라 확충에 힘써왔다. 그 결과 여러 모델에서 보조금이 32만 엔 인상되어 100만 엔을 넘어섰다.

토요타를 비롯한 일본 국내 제조사들은 대부분 높은 보조금 등급을 획득하며 안방 시장 방어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 한국 자동차 업계에 주는 시사점


현대차의 보조금 인상은 한국 전기차가 일본 시장에서 실질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단순한 차량 성능뿐만 아니라 정비 네트워크 구축, 충전 인프라 기여도 등 ‘기업 시민으로서의 노력’이 보조금 액수를 결정하는 핵심 잣대가 되고 있다.

보조금 격차가 벌어진 BYD의 점유율을 흡수할 기회다. 현대차는 인상된 보조금을 마케팅 전면에 내세워 일본 소비자들을 공략해야 할 것이다.

미·중 갈등과 미·일 동맹 관계가 경제 정책에 투영되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은 공급망의 투명성과 동맹국 중심의 협력 체계를 강조하는 홍보 전략이 필요하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