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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전 장기화 인플레 공포 덮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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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전 장기화 인플레 공포 덮친다

금·원자재·곡물 가격 폭등…글로벌 경제 침체기 맞을 수도

서울 시내 한 공업사에서 작업자들이 일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시내 한 공업사에서 작업자들이 일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에너지, 곡물,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공급난이 가중되면서 세계 각국은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직면할 것이라고 월가는 분석하고 있다.

세계은행(WB)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으로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11위로 1조4834억 달러에 달한다. 세계가 아직 이런 경제 대국에 대한 전방위 경제 제재를 한 적이 없어 그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게 월가의 진단이다.
국제유가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는 8일(현지시간) 장중 배럴당 139.13달러까지 올랐다. 이는 2008년 7월 147.50 달러를 기록한 이후 최고치이다. 특히 미국이 유럽연합(EU) 등과 함께, 또는 독자적으로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처를 검토함에 따라 국제유가가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러시아의 원유 수출이 금지되면 국제유가는 배럴당 200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JP모건 체이스는 국제유가가 올해 배럴당 185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분석했고, 미쓰비시 UFJ 금융 그룹은 180달러까지 뛸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유가가 이 수준에 이르면 글로벌 경제가 침체기를 맞을 것이라고 로이터가 이날 보도했다. 미국에서 휘발윳값은 2008년 이후 최고치인 갤런당 평균 4달러를 넘었다.

‘세계의 곡창지대’로 불리는 흑해 지역에서 전쟁이 발발하자 글로벌 식량 공급망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 이 지역에서 곡물을 수입하는 국가들에 비상이 걸렸고, 밀을 비롯한 곡물 가격이 폭등세를 보인다. 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55% 이상 뛰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세계 각국은 곡물 확보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곡물 가격 폭등으로 사료 가격이 뛰고, 이것이 고깃값을 비롯한 식료품 가격 급등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 글로벌 곡물 공급망이 무너져 예측 불가의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시카고 선물시장에서 밀 가격은 이날 6%가 올라 14년 만에 최고가를 보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밀 수출량의 29%를 점하고 있고, 옥수수 수출량의 19%를 차지하고 있다.

광물 등 원자재 가격도 치솟고 있다. 러시아가 세계 생산량의 7%를 점한 니켈은 30% 이상 올랐다. 안전한 투자처로 평가받는 금값은 온스당 2000달러를 돌파해 2020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동차 핵심 부품 소재인 팔라듐은 온스당 3,440달러를 돌파해 사상 최고치로 뛰었다. 러시아는 세계 팔라듐 생산의 40%를 점하고 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