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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러시아 원유 수입금지 검토…러 "유럽에 가스 공급 중단"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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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러시아 원유 수입금지 검토…러 "유럽에 가스 공급 중단" 위협

독일, 러시아 원유 금수 반대

미국 등 서방 국가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맞서 러시아가 7일(현지시간) 유럽 국가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그래픽은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노르트 스트림2 파이프라인. 그래픽=유로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등 서방 국가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맞서 러시아가 7일(현지시간) 유럽 국가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그래픽은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노르트 스트림2 파이프라인. 그래픽=유로뉴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맞대응해 러시아가 노드스트림-1을 통한 유럽 국가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완전히 중단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러시아가 실제로 이를 결행하면 유럽에서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하고,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수급난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에서 에너지 분야를 총괄하는 알렉산드르 노박 부총리는 7일(현지시간) 텔레비전 연설에서 러시아 경제에 부과한 제재에 상응하는 조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아직 노드스트림-1 파이프 라인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은 지난달 110억 달러의 예산이 투입된 노드스트림2 프로젝트의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유럽연합(EU)은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을 현재보다 80%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산 천연가스와 원유에 각각 40%와 25%를 의존하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 전면 금지에 반대한다고 이날 밝혔다.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성명에서 “유럽이 러시아산 에너지 분야를 일부러 제재 대상에서 제외해왔다”면서 “유럽에 난방, 이동, 전력, 산업을 위한 에너지 공급은 현재로서는 어떤 다른 방식으로 보장될 수 없다”고 말했다.

숄츠 총리는 이어 “그것은 공공 서비스와 우리 시민의 일상생활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유럽 국가가 동의하지 않으면 독자적으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유가 폭등 수준이 예상을 뛰어넘을 것이고, 배럴당 300달러 이상으로 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산 원유를 대체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박 부총리는 노드스트림-2 가스관 사업 중단에 상응하는 조처로 노드스트림-1 가스관을 통한 가스 공급을 중단할 모든 권리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하원은 이르면 8일(현지시간) 러시아산 에너지의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미국과 러시아 간 일반 무역을 중단하는 내용의 법안을 처리한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초당적으로 마련하고 있는 법안 초안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러시아와 벨라루스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권한을 부여하고, 미 상무부 장관에게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 자격 박탈 방안을 마련토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세금 및 무역 관련 상·하원 핵심 인사들은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의회는 바이든 정부가 요구한 우크라이나 지원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필요한 325억 달러 규모의 예산 편성안에 대한 초당적인 검토 결과를 8일 중에 발표하기로 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의회의 러시아 에너지 수입 금지 문제에 대해 “아직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고, 이와 관련한 내부 논의를 유럽 동맹국 및 세계 국가들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유가 상승을 억제하는 모든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고, 러시아가 경제적인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