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한 사실은 푸틴이 독립국을 부정하고 이를 공격한 악당이라는 점이다. 서방의 일부가 되기를 원하는 독립국 우크라이나를 부정하고 군사적으로 침략한 것이다.
두 번째 관점은 지정학적 변화다. 30년 전 소련이 붕괴되었을 때 키신저와 브레진스키와 같은 대전략가들은 소련의 붕괴가 러시아의 위협 종식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설파했다. 이들은 러시아와 유럽 사이에 세력 완충지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완전한 승리가 아니라 제한적 승리다. 러시아가 완전 지구에서 사라지지 않는 한 그 존재를 인정하고 공존하는 방식을 견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30년 동안 자유주의 동맹은 그 조언을 무시하고 유럽 연합과 북대서양 조약 기구를 모두 동쪽으로 확장했다. 러시아 문 앞에 총구를 들이미는 오해를 유발했다. 사실상, 그들은 러시아가 자유주의 동맹에 도전할 수 없도록 하려고 했다.
푸틴은 러시아를 궁지에 몰아넣는 것에 대해 경고했으며 서쪽으로 러시아의 영향력을 키우려 했다. 키신저는 지난 몇 달 동안 러시아와 서방 사이에 중립적인 완충 국가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전쟁을 종식하려면 결국 키신저의 제안을 수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분쟁을 끝내기 위한 합의는 우크라이나 및 벨로루시를 완충 지대로 취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침공 이후 평화협정을 체결할 경우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가 지속될 것인지 여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계속 제재를 유지한다는 것은 러시아봉쇄전략 내지 궁지에 몰아넣으려는 지정학적 의도가 남아 있다는 뜻이다.
중국을 자유주의 동맹과 함께 가는 동반자로 이끌고 갈 것인지 아니면 자유주의 동맹을 위협하는 적으로 간주하고 항상 긴장된 관계를 유지할 것인지 충분히 숙고하고 대응해야 한다.
중국은 러시아보다 경제력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세계 제조산업의 30%를 맡고 있다. 중국이 자유주의 동맹과 전쟁을 전개할 경우 글로벌 공급망은 붕괴된다. 초유의 경제위기가 도래한다. 이를 막으려면 서방은 중국을 다루는 법을 제대로 고민해야 한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