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0만 배럴 수송하는 CPC 라인 2개월 가동 중단 발표

러시아는 서방의 경제 제재에 맞서 러시아산 원유 공급을 중단하는 보복 조처를 단행할 것으로 전문가들이 예상한다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러시아가 이 파이프라인 가동 중단 방침을 밝히자 국제 원유가는 2% 이상 올라 배럴당 117달러를 기록했다가 115달러로 내려왔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러시아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유럽 순방 직전에 파이프라인 가동 중단 조처를 단행했다고 지적했다.
미국계 글로벌 정유업체인 엑손모빌과 셰브런 등이 이 파이프라인을 통해 러시아산 원유를 공급받아왔다. 이 파이프라인은 하루 140만 배럴의 원유를 수송할 수 있고, 이는 해상 통로를 통한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2.5%에 달한다.
바이든 대통령 정부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결정을 하면서도 이 파이프라인은 카자흐스탄을 경유한다는 이유로 제재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전했다. 엑손모빌을 비롯한 정유업체들은 바이든 정부의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처 발표 이후에도 이 파이프라인을 통해 지속해서 러시아산 원유를 공급받아왔다.
이 파이프라인의 지분 구조를 보면 러시아 정부가 24%로 가장 많고, 그 뒤를 이어 엑손모빌 15%, 셰브런 7%, 러시아 국영 로스네프트와 셸 합작회사 7.5% 등이다.
미국과 서방의 강력한 제재로 러시아의 가장 중요한 외화 조달 창구인 원유 수출이 급감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날 보도했다. 원유는 러시아 정부의 최대 수입원으로 정부 예산의 40%에 달한다. 미국 정부가 검토한 민간 산업자료에 따르면 선박을 이용한 러시아 원유 수출량이 지난 15∼20일 하루 200만 배럴에서 거의 0배럴로 줄었고, 아시아 구매국들은 아직 이 감소분 구매에 나서지 않고 있다. 세계에너지기구(IEA)는 지난 17일 4월부터 러시아의 하루 원유 수출량이 전체 수출량의 40% 정도에 해당하는 30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 에너지 조사업체 에너지 애스펙츠(Energy Aspects)도 러시아가 원유를 수출하는 두 경로인 선박과 송유관 중 선박 수출이 크게 줄어 4월 러시아 원유 수출이 1월과 비교해 하루 100만∼15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