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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천하의 앙숙' 우버·뉴욕 옐로캡, 결국 한가족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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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천하의 앙숙' 우버·뉴욕 옐로캡, 결국 한가족 됐다

미국 뉴욕의 명물 노란택시(옐로캡).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의 명물 노란택시(옐로캡). 사진=로이터

올여름부터 미국 최대 도시 뉴욕에서 사는 사람들은 세계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 플랫폼인 우버를 통해 택시를 잡을 수 있게 된다.

우버와 뉴욕의 명물인 노란택시(옐로캡)이 한가족이 되기로, 즉 옐로캡을 우버 앱에 올리기로 우버와 뉴욕시가 전격 합의했기 때문이다.

우버와 뉴욕 옐로캡이 손을 잡은 것을 미국은 물론 전세계 택시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며 비상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우버가 서비스를 시작한 2010년부터 우버와 엘로캡은 천하의 앙숙관계였기 때문이다. 미국 최대 택시기업인 옐로캡과 기존 택시업계를 심각하게 위협해온 차량호출 서비스 플랫폼이 처음으로 경쟁을 중단하고 동맹까지 맺은 것이기 때문이다.

◇뉴욕 옐로캡 호출, 올여름부터 우버 플랫폼으로


우버와 택시.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우버와 택시. 사진=로이터


24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우버는 “우버 이용자들이 사용하는 차량호출 앱에 뉴욕시 택시리무진위원회(TLC) 소속 노란택시를 올여름부터 올리기로 TLC와 합의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그동안 뉴욕 옐로캡을 부를 때 사용하는 앱을 그동안 사용했던 뉴욕시 자체 택시호출 앱인 커브(Curb)와 아로(Arro)에서 우버 앱으로 변경하기로 뜻을 모았다는 뜻이고 우버와 옐로캡이 공생하는 방향으로 동맹을 맺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올여름부터 뉴욕 시민들은 우버 앱을 이용해 우버가 자체 운영하는 우버 차량과 옐로캡 가운데 골라 택시를 호출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우버 측은 옐로캡이 한가족이 됨에 따라 옐로캡 기사 모두가 참여할 경우 우버 플랫폼을 통해 뉴욕에서 이용할 수 있는 택시가 최대 1만3600대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우버가 기존 택시업계와 공생을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버는 한국을 위시해 스페인, 독일, 오스트리아, 터키, 홍콩, 콜롬비아 등에서 현지 택시업계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제휴를 맺은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SK텔레콤에서 분사한 티맵모빌리티와 합작사를 지난해 4월 출범시켰다.

그러나 우버가 미국 특정 대도시의 택시업계와 플랫폼 공유를 위한 동맹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관련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우버 측도 뉴욕시에 그치지 않고 대도시 택시업계와 제휴관계를 넓혀하겠다는 계획을 숨기지 않고 있다.

◇천하의 앙숙에서 한가족으로 바뀐 이유


차량공유 플랫폼의 등장으로 많은 손님을 빼앗겨온 기존 택시업계가 우버와 한가족이 된 이유는 뭘까. 이유는 양쪽 모두에 있다는 분석이다.

먼저 우버 입장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 이후 구인 대란 속에 우버 차량 기사가 크게 부족한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기사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우버 요금도 덩달아 뛸 수 밖에 없었다.

우버 측에서는 이번 제휴를 통해 옐로캡을 운전하는 1만명 이상의 기사를 대거 흡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함으로써 기사 부족 문제도 해결하고 요동치는 요금도 안정시키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이번 제휴에 적극 나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현재 우버 요금은 코로나 사태가 터진 지난 2020년초와 비교해 80% 가까이 급등한 상황이다.

옐로캡을 운영하는 뉴욕시 TLC 입장에서도 지난 10여년간 우버를 비롯한 차량공유 플랫폼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엄청난 피를 흘렸으나 더 이상 경쟁을 이어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CNN에 따르면 뉴욕시 TLC가 우버와 손을 잡게 한 결정적인 이유는 우버 이용객이 크게 늘어 옐로캡의 자리를 크게 위협하고 옐로캡의 매력을 크게 뒤흔들면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뉴욕 택시 면허의 거래 가격이 추락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