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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위터 경영진, ‘제2의 테슬라 사태’ 모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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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위터 경영진, ‘제2의 테슬라 사태’ 모면했다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계정. 사진=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계정. 사진=트위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페이스북과 함께 글로벌 소셜미디어의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트위터의 이사가 됐다.

트위터는 머스크 테슬라 CEO를 이사회 이사로 임명했다고 5일(이하 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그가 트위터 지분 9.2%를 사들이면서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는 뉴스가 전해진지 하루만에 나온 추가 소식이다.
머스크가 트위터의 최대 주주가 된 것과 이사로 선임된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를 두고 관련업계에서는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머스크의 속내가 어떤 것이었는지는 본인 말고는 아직 알 길이 없다.

그러나 최소한 트위터가 ‘제2의 테슬라’가 되는 사태는 모면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머스크 입장에서는 트위터에 대한 적대적 인수에 사실상 실패했고 트위터 입장에서는 홀랑 인수되는 것을 막아냈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트위터 이사회, ‘제2의 마틴 에버하드’ 피하는 선택


마틴 에버하드 테슬라 창업자. 사진=CNBC이미지 확대보기
마틴 에버하드 테슬라 창업자. 사진=CNBC


머스크가 현재 이끌고 있는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를 창업한 인물은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머스크가 아니다.

테슬라를 지난 2003년 세운 사람은 머스크가 아니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엔지니어이자 기업가로 활동했던 마틴 에버하드. 머스크는 이듬해 투자자 자격으로 테슬라 경영에 참여했다. 에버하드가 차린 회사가 결국 머스크의 회사로 바뀐 셈이다.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트위터 이사회가 머스크를 새 이사로 선임한 것은 머스크가 테슬라 경영권을 에버하드로부터 넘겨 받은 것처럼 되는 일을 사실상 막아낸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머스크를 트위터 경영진으로 새로 들이는 대신 머스크가 보유할 수 있는 트위터 최대 지분을 15% 이내로 묶어놓는 계약을 머스크와 맺었기 때문이다.

트위터 이사회가 머스크 신임 이사의 임기를 오는 2024년까지로 정했고 이사 사임 후 90일간 트위터 보통주를 14.9% 이상 보유하는 것을 제한한 것은 머스크가 트위터를 통째로 인수하는 것을 적어도 2024년까지는 차단하려는 목적이라는 것.

파라그 아그라왈 CEO를 비롯한 현재의 트위터 경영진이 머스크를 경영진에 합류시키는 대신 ‘제2의 마틴 에버하드’가 되는 것을 막는데 사실상 성공했다는 의미다.

◇아이브스 애널리스트 “머스크 경영진 합류시킨 대신 적대적 인수 막아”


테슬라 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머스크의 적대적 인수 시도에 무릎을 꿇느냐, 머스크를 경영진으로 합류시켜 인수 시도를 막느냐의 기로에 서 있었던 트위터가 후자를 선택해 적대적 인수를 사실상 모면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트위터의 현 경영진 입장에서는 머스크의 적대적 인수 시도에 맞서 싸우거나 그를 경영진으로 영입하는 두가지 선택지 가운데 하나를 취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 “적대적 인수에 맞서 싸우게 되면 결과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현 경영진이 현명한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당초 트위터 인수에는 관심이 없는 것처럼 접근했으나 결과적으로는 인수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머스크가 당초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를 통해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머스크는 ‘수동적 투자자’ 자격으로 트위터 주식을 매입했다고 밝혔으나 트위터 이사회 측과 이사회 참여 문제에 대해 의견을 모은 뒤 다시 낸 공시를 통해 지난 1월 31일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트위터 주식을 매입해온 사실을 뒤늦게 공개했다.

인수까지도 가능한 능동적 투자자 자격으로 애초부터 트위터 주식을 사들였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시도했을만한 이유


일론 머스크 CEO가 지난해 12월 2일(현지시간) 올린 트윗. 파라그 아그라왈 신임 트위터 CEO를 스탈린에 비유해 깎아내리는 내용이다. 사진=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CEO가 지난해 12월 2일(현지시간) 올린 트윗. 파라그 아그라왈 신임 트위터 CEO를 스탈린에 비유해 깎아내리는 내용이다. 사진=트위터


트위터를 기반으로 한 세계 최강의 1인 미디어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할 가능성이 처음 관측된 것은 지난달 26일부터다.

이날 올린 트윗에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 문제를 비롯한 트위터의 문제점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새로운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을 8000만명이 넘는 자신의 팔로워들에게 던졌기 때문이다.

팔로워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팔로워들 가운데 상당수가 차라리 트위터를 인수하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머스크가 트위터를 사들일 가능성이 점쳐졌다.

실제로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는 방안은 무리한 일이 아니었다. 세계 1위 부호로 등극한 머스크의 재산은 트위터를 여러개 사들일 수 있을 정도로 많기 때문이다.

아그라왈 트위터 CEO에 대한 머스크의 커다란 불신도 그의 트위터 인수 가능성에 불을 지폈던 요인이다.

아그라왈이 지난해 11월 트위터 신임 CEO로 뽑히자 머스크는 그를 소련의 악명 높은 독재자 스탈린에 비유하며 깎아내린 바 있기 때문이다.

◇머스크 때늦은 공시, 증권당국서 문제 삼을 가능성


아그라왈 트위터 CEO는 물론이고 트위터를 창업한 잭 도시 전 CEO까지 머스크의 트위터 이사회 합류로 트위터에 새로운 바람이 불 것이라며 기대 섞인 환영의 뜻을 밝혔다.

아그라왈은 “머스크야말로 우리가 필요로 했던 경영인”이라면서 “장기적으로 트위터의 경쟁력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트위터 이사로 선임된 사실이 공개된 뒤 머스크 역시 “아그라왈 CEO와 트위터 이사회 구성원들과 함께 일하게 돼 기대가 크다”면서 “앞으로 의미 있는 개선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머스크가 9.2% 지분 확보에 대한 공시를 늦게 올린 점을 SEC가 문제삼고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CNBC 등 외신이 전했다.

SEC 규정에 따르면 수동적 투자자 자격으로 기업의 주식을 매입할 경우 10일 안에 공시를 하도록 돼 있지만 머스크는 20일이 지나고 나서 트위터 지분 매입 사실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이 규정을 위반했을 경우 10만달러(약 1억2000만원) 정도의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머스크는 벌금을 무시하고 뒤늦게 공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