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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막 오른 트위터 인수 공방, 예상 시나리오 6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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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막 오른 트위터 인수 공방, 예상 시나리오 6가지

일론 머스크와 트위터. 사진=엘에스빠뇰 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와 트위터. 사진=엘에스빠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글로벌 소셜미디어 트위터에 대한 사실상 적대적 인수에 나서자 예상대로 트위터 이사회가 경영권 방어를 위해 ‘포이즌 필’ 카드를 꺼내들면서 머스크가 이에 어떻게 대응하고 나설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포이즌 필은 적대적 인수의 표적이 된 기업이 신주를 대규모 발행하거나 적대적 인수에 나선 세력을 제외한 기존 주주들에게 신주를 시가보다 매우 싼 가격에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미리 부여하는 제도.
기존 주주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돈으로 지분을 늘려 경영권을 방어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고 적대적 인수에 나선 측은 반대로 그만큼 지분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 트위터 이사회는 “어떤 개인이나 조직이 트위터 지분을 이사회의 승인 없이 15% 이상 매입할 경우 포이즌 필이 발동된다”면서 “이는 내년 4월까지 적용된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트위터에 대한 인수 제안에 앞서 트위터 주식의 9.1%를 확보해 잠시 최대 주주로 올라섰으나 그 사이 트위터 2대 주주였던 미국의 뮤추얼펀드사 뱅가드그룹이 트위터 주식을 추가 매입해 지분을 10.3%로 늘리는 바람에 지금은 위치가 뒤바뀐 상태.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를 제안한 뒤 트위터 이사회가 경영권 방어에 나설 경우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복안이 있다”고 진작 밝혔으나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따라서 머스크에게 진짜 복안이 있는 것인지, 있다면 어떤 내용인지를 놓고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경영전문지 포브스는 머스크의 인수 제안에 트위터 이사회가 포이즌 필로 맞선 상황에서 앞으로 대략 6가지의 시나리오가 예상된다고 1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머스크, 인수 가격 조정 가능성

머스크가 언급한 복안은 인수 가격을 끌어올리는 인수 조건을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여기에 속한다.
머스크가 14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그가 제시한 인수 조건은 이미 확보한 9.1% 외의 나머지 지분을 주당 54.2달러(약 6만6600원)에 현금으로 사들이겠다는 것.

그가 제시한 54.2달러는 전날 종가(45.85달러)와 비교하면 18% 이상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트위터 주가가 1년 전 70달러를 돌파한 적이 있다는 사실 등을 근거로 트위터 이사회나 주주들이 주당 54.2달러의 인수가를 쉽게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그는 이 조건이 “최종적”이라고 밝혔지만 트위터 측의 이후 반응에 따라 입장을 번복해 인수 가격을 높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머스크, 적대적 인수 포기


머스크가 제시한 인수 조건이 그의 말대로 최종적인 것으로 드러나는 경우다.

트위터 측이 그의 조건을 끝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머스크가 굳이 인수 조건을 바꾸거나 다른 방안을 모색하면서까지 인수를 추진할 가능성보다는 인수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머스크, 우호세력과 컨소시엄 구성


트위터 측의 맞불이 생각보다 강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독자적인 인수는 무리하다는 판단에 따라 머스크가 우호세력과 손을 잡고 컨소시엄을 구성해 적대적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이 시나리오는 머스크가 홀로 트위터를 지배하게 될 경우 저돌적인 경영방식에다 돌출행동으로 유명한 머스크의 리더십에 대해 품고 있는 트위터 주주들과 트위터 구성원들의 우려나 불안감도 해소할 수 방안이어서 관심을 끈다.

실제로 뉴욕포스트는 머스크가 미국 굴지의 사모펀드인 실버레이크파트너스의 공동 CEO이자 트위터 이사회 멤버이기도 한 이건 더번을 트위터 인수전에 끌어들이는 새로운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더번 이사는 머스크가 지난 2008년 테슬라를 상장 폐지해 개인 회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했을 때 실무를 맡았던 인물이라며 뉴욕포스트는 이같이 전했다.

◇머스크 외 추가 인수 세력 등장


머스크 외에 적대적 인수를 추진하는 세력이 새롭게 등장해 머스크와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실제로 뉴욕포스트, 로이터통신, 블룸버그통신 등 일부 외신은 미국의 대형 사모펀드 토마브라보가 트위터에 대한 적대적 인수를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토마브라보가 가세해 머스크의 독자적인 인수가 아니라 인수 경쟁이 벌어질 경우 트위터 입장은 상대적으로 유리해질 가능성이 크다.

◇트위터 이사회에 백기사 등장


현재의 트위터 경영진 입장에서 가장 선호할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로 트위터를 대대적으로 수술하겠다는 뜻을 이미 공개적으로 밝혀 트위터 경영진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머스크와는 다르게 현 경영진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뜻을 가진 인수자가 새롭게 나타나는 경우다. 머스크가 인수 노력을 포기하는 것을 전제로 한 시나리오다.

◇머스크, 트럼프처럼 독자적 소셜미디어 추진


트위터 기반의 세계 최강 1인 미디어였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이라는 새로운 소셜미디어를 굳이 독자적으로 차린 이유는 전무후무한 극우세력의 미 의사당 난입사건을 배후 조종한 의혹을 받은데다 트위터를 통해 계속 가짜뉴스를 퍼뜨리자 트위터 측이 트위터에서 영구 퇴출시켰기 때문이다.

머스크가 트위터에 대한 인수에 나서면서 밝힌 이유는 트위터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고 검열을 하고 있다는 것인데 트위터 경영진의 강한 반발로 끝내 인수가 실패로 돌아갈 경우 트럼프가 한것처럼 독자적인 소셜미디어를 만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머스크가 트위터에 대한 비판을 최근 들어 본격적으로 제기하자 머스크가 트럼프식의 독자적인 소셜미디어를 새로 꾸리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쏟아진 바 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