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질레니얼세대’ 美 고용시장 주요변수 떠오른 이유

공유
0

[초점] ‘질레니얼세대’ 美 고용시장 주요변수 떠오른 이유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 중간의 ‘질레니얼세대’. 사진=틸망고이미지 확대보기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 중간의 ‘질레니얼세대’. 사진=틸망고

미국 최대 생명보험회사 메트라이프가 최근 미국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직무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20년 만에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메트라이프에 따르면 이같은 흐름은 밀레니얼세대에서 Z세대에 이르는 젊은 직장인들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 가운데 특히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의 경계에 위치해 두세대의 특성을 모두 지닌 이른바 ‘질레니얼세대(Zillenials)'의 직장 만족도가 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나 이 세대가 향후 미국 고용시장의 향배를 가를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이른바 ‘대규모 퇴사 사태’로 인한 구인 대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젊은 직장인의 직무 만족도가 그 어느 때보다 낮다는 것은 향후 경제성장의 동력을 떨어뜨리는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미 직장인 직무만족도 20년래 최저 수준

메트라이프가 조사한 미국 직장인의 직무만족도 추이. 사진=메트라이프이미지 확대보기
메트라이프가 조사한 미국 직장인의 직무만족도 추이. 사진=메트라이프


2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에 따르면 메트라이프는 최근 발표한 ‘제20차 미국 직장인 처우 동향에 관한 연례조사’ 보고서에서 미국 기업에서 종사하는 근로자 3000여명을 대상으로 직장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모든 세대에서 하락세가 확인돼 20년 만의 최저점을 찍었다고 밝혔다.
보고서가 특히 주목한 대목은 젊은 직장인군에 속하는 밀레니얼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과 Z세대(1995년~2010년대초 출생)로 조사에 참여한 밀레니얼세대 직장인의 66%와 Z세대 직장인의 58%가 현재 하는 일에 만족한다고 밝혀 역대급으로 낮은 만족도 결과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난 점이다.

그러나 메트라이프가 뜻밖으로 발견했다고 밝힌 점은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에 낀 젤레니얼세대의 만족도.

젤레니얼세대란 1993년에서 1998년 사이에 출생한 사람을 대체로 일컫는 것으로 우리나라 나이로는 24~29세가 이 세대에 속한다. 메트라이프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세대에서 직장에 만족한다고 밝힌 비율은 57%로 조사 대상 세대 가운데 최저를 기록했다.

포춘은 “불만족도를 기준으로 봐도 최근 10년 사이에 24~29세의 질레니얼세대에서 만족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5%로 나와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고 전했다.

더 큰 문제는 미국 고용시장의 향배와 관련해 질레니얼세대가 불확실성을 높여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토드 캐츠 메트라이프 복지담당 부사장은 포춘과 인터뷰에서 “질레니얼세대가 직무와 관련해 갖고 있는 욕구가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이들에 대한 관리를 어떻게 해야할지조차 아직 가늠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회사에서 충분히 자신의 욕구를 만족시켜주지 못할 경우 이 세대의 직장인들은 자신이 추구하는 직장을 좇아가기 위해 사표를 쓰는데도 크게 주저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

◇질레니얼세대의 직장관

보고서에 따르면 자기가 하는 일에서 최대한 만족을 느끼려는 욕구, 최대한 의미 있는 일을 하려는 욕구가 질레니얼세대에서 도드라진 것으로 분석됐다.

젊은 직장인들이 ‘워라밸(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 즉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한다는 사실을 잘 알려져 있으나 질레니얼세대는 워라밸과 함께 의미 있는 일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

메트라이프 보고서는 “질레니얼세대에 속한 직장인의 약 54%가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직장이 직장을 선택할 때 적용하는 가장 우선적인 기준이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현재 일하는 직장이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 거리가 있다는 판단이 들 경우 질레니얼세대 직장인이 다른 세대에 속한 직장인보다 전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메트라이프의 조사에서 확인됐다.

보고서는 “조사 시점 기준으로 최근 1년 안에 사표를 쓴 질레니얼세대 직장인의 28%가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없다는 점을 이유로 꼽은 반면, 조사에 참여한 전체 직장인 가운데 같은 이유를 제시한 응답자는 22% 정도에 그쳤다”고 밝혔다.

메트라이프의 조사에 따르면 질레니얼세대가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일’ 다음으로 중시하는 것은 탄력적인 직장 문화인 것으로 나타났다. 근무방식이 탄력적인 것뿐 아니라 남녀차별을 하지 않고 인종적으로 다양성을 존중하는 직장 문화를 중시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