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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냉각시스템, 기후변화 고려없이 설계…폭염에 가동중단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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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냉각시스템, 기후변화 고려없이 설계…폭염에 가동중단 속출

프랑스 원자력 발전소 인근 냉각탑.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프랑스 원자력 발전소 인근 냉각탑. 사진=로이터
최근 폭염으로 원자력 발전소에 냉각 문제가 생겨 전력 생산량을 감소시키고 안전 문제 발생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외신이 2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기후 변화로 인해 유럽 지역에 이례적인 폭염이 찾아오면서 원자력 발전소의 냉각 시스템에 이상이 생기고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
최근 몇 주간 프랑스는 전례 없는 폭염으로 원자력 발전소의 냉각수로 사용하던 론 강의 수위가 기록적으로 하락하고 온도가 상승해 더 이상 원자력 발전이 어려워졌다. 수량이 충분하지 않고 온도가 높아 냉각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다.

이에 프랑스는 프랑스 원자력 발전의 4분의 1을 생산하는 론 강 근처에 위치한 원자로의 전원을 껐다. 이 때문에 프랑스의 원자력 전기 생산량은 이번 여름 거의 50% 감소했다.

유럽 뿐만이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전을 운영하고 있는 국가인 미국에서도 이번 여름 폭염과 가뭄으로 수 개의 원자력 발전소가 가동 중지됐다.

원자력은 탄소 발생량이 낮은 에너지원 중에서 가장 안정적이게 전기 생산을 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평가 받는다. 태양력과 풍력 같은 에너지원과는 달리 날씨와는 관계없이 필요한 양의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자력 산업도 이제 자체적인 기후 위험에 직면해 있다.

오늘날의 원자력 공학은 원자력 생산에서 냉각수의 문제를 어떻게 관리 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안정적인 원자력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매우 많은 규모의 냉각수가 필요한데다 적절한 수위와 변동성의 최소화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원자력은 하나의 시설에서 대량의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원자력 발전소를 변동성 없이 운영하는 것은 각 국가의 에너지 안보의 입장에서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볼 때 기후 변화에 의한 폭염으로 인한 강 온도 상승과 수위 하락 그리고 반대로 바닷가의 해수면 상승과 더욱 강력한 장마, 폭우 등은 원자력 발전의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다.
원자력 발전은 보통 반세기 이상 운영될 수 있도록 건설되기 때문에 기후 변화의 영향이 더욱 크다. 많은 원전이 70년대와 80년대에 건설됐는데 그 시기 원전은 기후 변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고려되지 않은 채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세계는 원전에서 기후 변화의 위험에 대해 대비하기 시작했다. 2011년 도호쿠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미국 원자력 규제 위원회(NRC)는 폭풍과 해수면 상승과 같은 기후 위협에서 기존 원전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규정 도입을 고려했다.

이 과정에서 NRC는 홍수 문제에 직면할 수 있는 수십 개의 원자력 시설을 식별했다. 그러나 2019년에 미국 공화당이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며 새로운 안전 규정 도입에 반대해 이러한 규정 도입이 무산됐다.

그러나 최근 기후 변화가 점점 심화되자 원자력 산업계와 환경 단체는 기존 규정이 기후 변화로 인한 위험, 특히 해수면 상승에 관한 대비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기후 변화가 심해지고 유럽과 미국의 규제 기관이 탄소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기존 원전의 수명 연장을 고려함에 따라 이러한 기후 변화와 원전의 안정성에 대한 연구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