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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가스파이프라인 '미드캣' 프랑스 반대로 좌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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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가스파이프라인 '미드캣' 프랑스 반대로 좌초 위기

피레네 산맥 통한 연결…독일은 지지

스페인 가스기업 에나가스의 LNG저장 및 배관 시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스페인 가스기업 에나가스의 LNG저장 및 배관 시설. 사진=로이터

러시아 가스를 대체할 유럽의 긴급 조치로 여겨졌던 스페인 파이프라인 건설이 피레네산맥 관통에 회의적인 프랑스의 반대에 부딪혀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고 엘파이스 등 외신이 2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페인은 러시아산 가스가 노드 스트림 1 등 파이프 라인을 통해 유럽 지역으로 유입되는 가스 공급이 줄어들면서 유럽 대륙을 넘어 수입되는 서유럽의 새로운 가스 허브가 되겠다는 야심을 재점화하고 있다. 그 핵심은 바로 카탈루냐에서 남서 프랑스로 스페인 연간 소비량의 약 5분의 1에 해당하는 연간 70억 입방미터의 가스를 운반할 수 있는 미드캣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것이다.

그러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미드캣이 유럽의 가스 문제를 완화할 것이라는 주장은 '사실상 거짓'"이라며 이달 수백만 유로 사업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에너지 배급 경고와 가계 에너지 요금 상승 속에 유럽 대륙의 전력망이 다시 그려지기 때문에 스페인이 프랑스의 저항을 극복할 충분한 동맹국을 구성할 수 있을지가 유럽의 새로운 에너지 게이트키퍼의 정체성을 세우는데 결정적일 것이다.

스페인의 에너지 장관 테레사 리베라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문제는 스페인과 프랑스의 양자 관계를 뛰어넘는 차원이며 두 나라 사이의 공유 인프라에 대한 질문이 아니다. 고려해야 할 더 큰 그림이 있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와의 연계가 좋지 않아 오랫동안 '에너지 섬'이라고 한탄해 온 스페인은 현재 독일의 후원을 받고 있다. 유럽의 가장 큰 경제국인 독일은 러시아 가스를 긴급히 교체해야 하며 프랑스의 네트워크를 일부 개선하면 스페인에서 연료를 수입할 수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지난달 이 파이프라인 연결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드캣 파이프라인의 100km 스페인 구간은 3억7500만 유로가 들며, 8.5BCM의 용량으로 프랑스와 두 개의 기존 노선을 운영하는 국영 가스 그리드 운영업체인 에나가스가 건설한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는 전체 프로젝트와 관련 업그레이드 비용이 최소 30억 유로가 들 것이라고 말한다.

스페인 에너지 장관 리베라는 미드캣이 올해 유럽에서 예상되는 혹독한 겨울을 완화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2023년 가을까지는 완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프랑스 정부는 훨씬 더 오래 걸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페인은 미드캣 프로젝트에 EU 자금이 지원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EU는 화석 연료 기반 시설 건설에 자금 조달을 꺼리고 있다. 그러나 스페인 정부는 2030년부터 그 파이프라인으로 기후 변화에 대처할 EU의 우선 도입 연료이자 프랑스와 스페인이 생산자로서 경쟁할 영역인 수소를 운반할 준비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스페인은 풍력·태양광 발전에서 강점을 갖고, 2018년 리베라는 가스 사용이 무한정 계속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이들의 '망상'을 비판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런 스페인 정부의 우선순위를 뒤흔들었다.

스페인은 자국에서 가스를 거의 생산하지 않지만, 1980년대 이후 건설된 수십억 유로 상당의 인프라를 사용하기를 열망하고 있다. 스페인 가스 인프라는 매일 알제리, 나이지리아, 카타르, 미국에서 (그리고 일부는 여전히 러시아에서) 북아프리카로 가는 두 개의 파이프라인 연결과 액화 천연가스 터미널과 LNG 기화 플랜트를 결합하는 여섯 개의 시설을 통해 가스를 처리한다. 에나가스는 "이 시설들은 연간 60억 평방미터를 처리할 수 있으며 EU 전체 재기화용량의 3분의 1을 차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리베라 장관은 "기존의 바스크 파이프라인을 통해 보낼 수 있는 가스량을 약간 증가시켰다"고 발표하면서 "우리는 할 수 있기 때문에 유럽과 이웃 국가들의 공급망 안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그 점에 동의하지 않고 문제 해결책으로 미드캣을 인정하지 않는다. 독일 숄츠 총리와의 회담 후, 그는 프랑스가 유럽 에너지 연대의 구상을 지지한다고 애써 말하지만, 그 파이프라인은 경제적, 환경적으로 실행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또한 마크롱 대통령은 찰스 드골 전 대통령의 유명한 말을 인용해 "우리가 왜 이 주제에 대해 피레네 염소처럼 뛰어다니며 이것이 가스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두 개의 기존 파이프라인이 2022년 2월 이후 시설 이용율이 53%에 불과했다는 사실조차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프랑스가 스페인에 가스를 수출했다고도 언급했다. 에나가스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스페인이 프랑스에 가스를 수출한 날이 같은 기간 70%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와는 별도로 프랑스 정부는 프랑스 대부분 전력을 원자력 에너지에 의존하고 재생 에너지에 대규모 투자를 해야 시기에 가스 인프라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왔다.

미드캣 구상은 지난 약 15년 동안 존재했지만 프랑스와 스페인 에너지 규제 당국이 이 프로젝트가 시장의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고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고 말하자 2019년에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르투로 곤살로 아이즈피리 에나가스 최고경영자(CEO)는 파이낸셜 타이스에 현재 3년 전보다 12배 높아진 가스 가격 급등과 공급망 위험으로 인해 이 계산 방식은 바뀌었다고 말했다. 에나가스 프랑스측 카운트파트인 테레가(Teréga)는 이 계획에 여전히 관심이 있는지에 대해 언급하기를 거부했다.

스페인 정부 전직 고위 관계자는 독일이 현재 인수 중인 새로운 부유식 재기화 시설에서 가스 공급을 위해 LNG 선박운송으로 독일 보내는 것이 비용적으로 더 효율적인지 확신하지 못했다.

사이언스 포 파리(Sciences Po Paris)의 에너지 전문가 티에리 브라더스는 파이프라인 추진이 유럽 연대나 우크라이나와는 거의 관련이 없다며 "독일은 가스나 전력망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 스페인은 너무 많은 LNG 터미널을 지었다. 왜 프랑스 납세자들이 스페인과 독일의 실수에 대해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명예기자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