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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푸틴, 전술 핵무기 실제 사용할까…'종말의 날' 사용 땐 거센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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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푸틴, 전술 핵무기 실제 사용할까…'종말의 날' 사용 땐 거센 후폭풍

러시아 국방부가 제공한 날짜가 알려지지 않은 사진에 러시아의 핵 추진 엔진 장착 수중 드론 '포세이돈'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 국방부가 제공한 날짜가 알려지지 않은 사진에 러시아의 핵 추진 엔진 장착 수중 드론 '포세이돈'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수세에 몰리자 전술 핵무기를 사용하겠다는 위협을 하고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의 일부 지역을 사람이 살 수 없도록 위협함으로써 우크라이나의 반격을 중단시키려는 최후의 도발이 될 수 있다.

푸틴이 어떻게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지에 대한 시나리오는 매우 다양하다. 우크라이나에 전술핵 포탄을 발사하거나 미사일에 소형 핵탄두를 실어 발사할 수도 있다. 목표는 우크라이나 군사 기지 또는 작은 도시일 수 있다.
얼마나 많은 파괴와 잔류 방사선이 발생할 것인지는 무기의 크기와 바람을 포함한 요인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작은 핵폭발로도 수천 명이 사망하고 기지나 도심은 수년 동안 사람이 살 수 없을 것이다.

핵무기에는 크게 전략 핵무기와 전술 핵무기가 있다. 전략 핵무기는 전쟁 승패를 판가름할 정도의 가공할 무기를 말한다. 사용할 경우 상대방의 대응으로 공멸이다.

반면 전술 핵무기는 전쟁 자체를 판가름할 정도는 아니고 비교적 작은 핵을 사용함으로써 적의 전의를 꺾고 적 밀집지나 보급로를 공격하여 피해를 준다. 재래식 무기가 열세일 경우 전술 핵무기를 사용하면 상대방에게 치명적이다. 러시아는 현재 2000여 개의 소형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상태이고 푸틴의 정신 상태는 이를 실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

그러나 소형 핵무기는 사용하기도 어렵고 통제하기도 어렵다. 전쟁의 무기보다 훨씬 더 나은 공포와 위협의 무기가 될 수 있다. 유럽인들이 가장 걱정하는 무기는 이스칸데르다. 서유럽 도시에 도달할 수 있다. 러시아에 따르면 탑재체에서 가장 작은 핵폭발은 히로시마 폭탄 폭발력의 약 3분의 1 정도다.

소형 핵무기의 방사선 위험은 체르노빌과 같은 대형 원자로 위험보다 적다.방사능 낙진은 수 마일에 걸쳐 평지를 오염시키고 유령 도시를 만든다.

◇러시아의 전술 핵무기 사용 위협


러시아 국방부 제12본부는 12개 핵무기 중앙 저장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러시아 연방 전역에 흩어져 있는 이곳에는 다양한 폭발력을 지닌 수천 개의 핵탄두와 수소 폭탄이 있다.

그동안 푸틴과 러시아 관리들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핵무기 사용 위협을 해왔다. 푸틴이 단거리 전술 핵무기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기로 결정하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불과 25마일 떨어진 곳에서 전술 핵이 군사 기지로 이송된다. 무기가 전투 준비 상태가 되고, 탄두가 순항 혹은 탄도 미사일과 결합되고, 수소 폭탄이 비행기에 탑재되려면 몇 시간이 걸린다.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첫째, 사상자는 없이 핵 위협을 과시하는 것으로, 예를 들면 흑해 상공의 폭발이다. 둘째는 참수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숨어 있는 지하 벙커 폭격이다. 셋째는 민간인이 없는 우크라이나 군사 목표, 공군 기지 또는 보급 기지에 대한 공격이다. 끝으로 생각할 수 있는 공격은 우크라이나 도시의 파괴, 대량 민간인 사상자 발생 및 테러를 유발하여 신속한 항복을 촉발하는 것이다.

◇푸틴의 핵 위협에 대한 미국의 입장


미국은 위성 감시, 도로 옆에 숨겨진 카메라, 쌍안경으로 현지 요원을 통해 이런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완전히 용납할 수 없는 것”이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그의 행정부는 “용납할 수 없는 심각한 결과”가 무엇인지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모호한 상태로 남아 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설 모습.이미지 확대보기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설 모습.

그동안 미국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 가능한 목표 및 적절한 미국의 대응에 대해 많은 국가 안보 전문가 및 전직 공무원들이 대응책을 논의해 왔다. 결론은 핵전쟁 위험이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더 크다는 점이다.

그리고 만약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미국의 핵보복이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조성되어 있다. 대신 원점 타격이 거론된다. 만약 러시아 함선에서 핵 순항 미사일이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면 미국은 즉시 그 함선을 격침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사상자 수와 국제사회의 공분으로 미국이 대응 수위를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만약 러시아가 나토(NATO) 국가에 대해 의도적 또는 우발적으로 공격할 경우에 불가피하게 3차 세계 대전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

미국은 러시아 저장고에서 전술 무기를 제거하는 것을 감지하면 모스크바에 강력한 경고를 보낸 다음 공개적으로 정보를 공유해 국제사회 공분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핵 공격이나 재래식 대응이 아니라 일종의 하이브리드 전쟁이 결합된 대응이 전개될 수도 있다.

◇푸틴의 핵무기 사용 후폭풍


푸틴 대통령의 도발은 이익보다 손실이 더 클수도 있다. 러시아는 국제적 왕따가 될 수 있다. 서방은 중국과 인도를 비롯해 러시아 석유와 가스를 구매하고 있는 다른 국가들을 러시아로부터 격리하는 데 이 도발을 이용할 수가 있다.

러시아 경제는 더 피폐하고 고립될 것이다. 화석 연료의 수출에 의존하는 러시아의 미래는 유럽이나 다른 지역 국가들의 러시아 에너지 자원 수입의 하락으로 미래의 불확실성을 더 키울 것이다.

또한, 러시아 무기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이 러시아 영토로 쉽게 다시 날아갈 수 있다. 특히 러시아의 핵 사용은 현재 최전선을 동결시키고 우크라이나에서 현재 점령한 영토를 보존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하지만 오염된 지역의 장악은 큰 의미가 없으며 추가 영토 확장은 불가능하게 된다. 러시아의 핵공세가 우크라이나 전체를 장악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는 푸틴의 원래 목표 달성이 실패한 것을 의미하며, 여타 권위주의 정부에게도 영토 확장은 실패로 끝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