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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해고 칼바람, 또 다른 기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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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해고 칼바람, 또 다른 기회인가

테크기업 스스로 위기 자초…자정 기회로 작용해야
미국 뉴욕 증권가.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 증권가.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빅테크 기업들은 가장 우수하고, 가장 명석하고, 가장 많은 수의 직원들을 채용해왔다. 그러나 최근 빅테크 기업들의 명성 크기만큼 직원 해고 또한 급증하고 있다.

시가총액 740억 달러에 달하는 결제 스타트업 스트라이프(Stripe)가 이번 달 1000명 이상의 직원을 해고하며 이 회사의 공동 설립자들은 "우리의 세상을 위해 초과 고용했다. 우리는 너무 낙관적이었다"고 자책했다.

트위터의 새 주인인 일론 머스크가 지난주 회사 직원을 절반으로 줄인 후, 트위터의 공동 설립자이자 전 최고경영자(CEO)였던 잭 도시(Jack Dorsey) 역시 "회사의 규모를 너무 빨리 키웠다"고 책임을 통감했다.

그리고 지난 9일(현지시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회사인 메타가 전체 인력의 약 13%인 1만1000명을 감원키로 결정했을 때, 마크 저커버그 CEO는 자신의 과도한 확장 결정을 자책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나는 투자를 크게 늘리기로 결정했으나 불행히도, 이것은 제가 예상했던 대로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외신은 적어도 빅테크 기업들의 해고 급증의 일부는 그 기업들이 자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넘치는 이윤과 팬데믹으로 인한 호황기가 계속될 것이라는 믿음을 누렸을 때, 그들은 소프트웨어 사업에서 가장 전투적이고 값비싼 자원인 인재를 사재기함으로써 공격적으로 확장했다.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들은 고용을 단순히 빈자리를 채우는 것 이상의 것으로 오랫동안 여겨왔다. 대졸자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어 하는 상위 업체들은 성장, 많은 급여, 그리고 명성의 상징이었다.

이러한 인식은 대학과 경쟁하며 호화로운 기업 캠퍼스에 수많은 특전을 제공하는 가장 큰 기술회사들에 뿌리내리게 되었다. 또한 그것은 스톡옵션 형태로 일거에 부자가 되는 기회에 매달리는 소규모 신생 기업들의 이상향이 돼버렸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은 기술 산업에 오히려 퇴보를 초래하고 있다.

조시 울프(Josh Wolfe) 럭스캐피털(Lux Capital) 투자담당자는 "시대가 유동적일 때 과잉이 생기고, 과잉은 과잉 고용과 낙관론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지난 10년 동안, 풍부한 잉여 현금이 고용을 풍부하게 이끌었다"고 덧붙였다.

정리해고를 추적하는 사이트인 Layout.fyi에 따르면 올해 10만 명 이상의 기술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메타, 세일즈포스, 부킹닷컴(Booking.com), 리프트와 같은 유명 상장 기업부터 고퍼프 배달 서비스, 차임과 브렉스 금융플랫폼과 같은 고평가된 민간 스타트업까지 다양하다.

일자리 감소는 기술의 가장 실험적인 분야에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로켓회사인 아스트라(Astra)는 작년에 인원수를 세 배로 늘린 바 있으나 이번 주에 직원의 16%를 감원했다. 올해 들어 폭락을 겪은 암호화폐 업계 크립토(Crypto.com), 블록체인(Blockchain.com), 오픈시(OpenSea), 대퍼랩스(Dapper Labs) 등의 기업들이 최근 몇 달간 수백 명의 인력을 감원했다.

최근 몇 년 동안, 기술회사들은 판매와 마케팅, 고용, 인수 및 실험 프로젝트를 통해 확장에 잉여 현금을 쏟아부었다. 과잉 자본은 기업들의 인력 충원을 부추겨 인재 확보 전쟁에 기름을 부었다.

그것은 기술 산업이 기업의 팽창으로 명성을 얻도록 이끌었다. 무료 세탁, 마사지 서비스, 유명한 카페테리아 요리사들의 요리 제공, 정교한 사무실 특전과 함께, 하루에 단지 몇 시간만 일해도 되거나 여러 개의 원격 작업을 해도 되는 고임금 노동자들에 대한 소문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메타는 올봄 세탁 서비스를 포함한 특전을 축소했다.

과거 기술 기업 근로자들은 수많은 개방형 직위 때문에 해고될 경우 빠르게 직업을 바꾸거나 자립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해고 물결 속에 있는 모든 사람이 그렇게 할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에릭 라클린(Eric Rachlin)은 말했다.

한편 어떤 사람들은 처음으로 어려운 취업 시장에 진입하는 사람들을 도울 기회를 본다. 스티븐 코슨(Stephen Courson)은 최근 금융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리서치 컨설팅 회사 가트너(Gartner), 세일즈포스(Salesforce)에서 영업 및 전략 경력을 쌓았다. 그는 처음에 시간 관리에 집중할 계획이었지만, 많은 친구들이 고통스러운 해고를 겪은 후, 그는 사람들이 면접을 준비하는 것을 돕는 과정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구직 전성기에는 결코 연마할 필요가 없었던 기술이다.

빅테크 기업들의 해고 발표가 연이은 가운데 투자자들은 기회를 보고 있다. 그들은 에어비앤비(Airbnb), 우버(Uber), 드롭박스(Dropbox)와 같은 지난 10년간의 잘 알려진 성공들이 경제 공황의 여파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번 주, 벤처캐피털 회사 데이원벤처스(Day One Ventures)는 'Funded Not Fired'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은 기술회사에서 해고된 적인 있는 창업자들의 새로운 스타트업 20곳에 10만 달러를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마샤 부처(Masha Bucher) 데이원벤처스 설립자는 프로그램 발표 24시간 안에 수백 명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일부 사람들에겐 해고 태풍이 기다려온 신호"라고 말했다. "그것은 사람들에게 정말 또 다른 희망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대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mje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