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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선업계 어쩌나…러시아 선주들 대금 미지급으로 계약해지 '도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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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선업계 어쩌나…러시아 선주들 대금 미지급으로 계약해지 '도미노'

대우조선해양, 최근 쇄빙선 건조대금 못받아 계약취소
삼성重, 러시아선주들로부터 최대규모 수주잔고 보유

대우조선해양의 쇄빙선. 사진=대우조선해양이미지 확대보기
대우조선해양의 쇄빙선. 사진=대우조선해양
우크라이나전쟁으로 인한 여파가 한국 산업전반에 미치고 있다. 특히 조선업계에서는 러시아선주들로부터 받은 건조주문의 대금을 지급받지 못해 계약이 취소되는 일이 속출하고 있고 각 기업들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해운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TradeWinds)에 따르면, 최근 대우조선해양은 러시아 해운사인 소브콤플로트(Sovcomflot)로부터 주문받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에 대한 건조계약을 해지했다. 우크라이나전쟁으로 러시아기업들 전반에 대한 전세계적 보이콧이 진행중인 가운데, 소브콤플로트가 국제결제망(SWIFT)에서 제외되면서 계약대금을 받을 길이 없어지자 계약이 취소된 것이다.
앞서 지난 2020년 소브콤플로트는 대우조선해양에 8억5000만달러(약 1조1300억원) 규모의 LNG 쇄빙선 3척을 주문했었다. 이번 취소된 선박은 세번째로 앞에 두 선박 역시 제대로 대금이 입금되지 않아 모두 취소된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건조에 돌입한 선박을 다른 선주에게 판매할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쇄빙선에 대한 수요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 기업에 대한 자금제재로 대금 지급을 받지 못해 계약이 취소되거나 취소될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은 대우조선해양 뿐만이 아니다.

삼성중공업이 가장 많은 51억달러(약 6조8200억원) 규모의 러시아 선박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대우조선해양은 7억7000만달러(약 1조원)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 측은 지난 7월 소브콤플로트로부터 수주했던 5억5000만달러(약 7300억원) 규모의 LNG선 3척에 관한 건조계약을 모두 해지한 뒤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다른 선주들에게 건조된 선박을 판매한 바 있다.

각 기업들은 이미 건조중이거나 건조가 완료된 선박에 대하여 러시아 선주들과 계약 해지 후 다른 선주들에게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특수목적 선박의 경우 수요처가 많지 않은데다 계약해지를 하게 되면 천연자원을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특수목적 선박 건조가 많은 러시아 선주들과의 관계는 악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조선업체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러시아 기업들에 대한 전세계적 제재가 풀릴 가능성이 매우 낮은 가운데, 러시아 선주들로부터 상당한 선박 수주물량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 조선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