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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파운드화, 2023년 여전히 약세 전망…'비둘기파' 중앙은행, 비관적 성장 등 원인 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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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파운드화, 2023년 여전히 약세 전망…'비둘기파' 중앙은행, 비관적 성장 등 원인 지목

영국 파운드화 속 인물 도안.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영국 파운드화 속 인물 도안. 사진=로이터
영국 파운드화에게 2022년은 격동의 한 해이었다. 2023년도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명확한 징후 또한 보이지 않는다.

고통스러운 영국 경제 침체의 징후는 계속 쌓여만 가면서 애널리스트들은 달러 대비 파운드화가 최근의 반등을 이어갈 지, 심지어 지금의 통화가치를 유지할지 의심하고 있다. 옵션시장도 장기적으로 트레이더들이 여전히 우울한 모습을 보이는 등 회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리즈 트러스 전 영국 총리 재임기간의 실책과 달러 대비 초약세에 따른 총리 교체 등 2022년 9월 파운드화 사상 최저치 기록에서 최근 반등했으나 여전히 2022년에는 11%나 그 가치가 하락해 2016년 브렉시트 이후 최악의 해로 치닫고 있다.

2023년에 접어들며 영국중앙은행이 다른 중앙은행들에 비해 점점 더 비둘기파적으로 변모해 가는 가운데 중앙은행 정책의 차이로 인해 상승의 여지가 제한될 수 있다. 또한 영국 경제가 휘청거리고, 예산 적자가 급증하고, 두 자릿수의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생활 수준이 기록적으로 가장 급격하게 떨어져 소비 지출이 억제되고 수십 년 만에 최악의 산업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 게다가 주택시장도 급격한 조정에 취약해 보인다.
삭소은행의 존 하디 FX 전략 책임자는 "영국은 경기 침체로 빠져드는 선봉에 서 있다"고 말했다. 파운드화에 대해 "추가 긴축과 긴축 재정 상황 등 영국 중앙은행의 발목을 잡는 조합은 파운드화의 추가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파운드화는 트러스 전 총리의 대규모 감세정책 발표로 촉발된 하락을 2주 만에 상쇄했지만, 1년 위험 역전이 소위 '미니 예산' 발표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는데 2개월 이상이 걸렸다. 시장 심리에 대한 이 광범위한 바로미터의 느린 회복은 트레이더들이 장기적으로 파운드화의 강한 약세를 전망하고 있다는 점을 그리고 현물 시장의 반등이 노골적인 강세 표현보다는 포지셔닝에 더 기반을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레버리지 펀드는 이전에 매수 포지션이었던 것이 12월 13일 주중에 파운드화 순매도로 전환했고 자산운용사들은 숏포지션을 유지했다.

기술적 관점에서 보면 파운드화에 대한 신호가 엇갈린다. 눈에 띄는 것은 블룸버그의 공포-탐욕 지수가 4분기에 보았던 반등에도 불구하고 약세 전망이 여전히 시장 가격의 움직임을 통제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는 시점에서 월간 차트에 펼쳐지는 이른바 약세 이동 평균 교차점에 있다는 것이다. 이는 파운드화의 하락 위험이 중기적으로 우세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JP모건체이스 애널리스트들은 영국의 성장 전망에 대한 "특히 부정적인 견해"를 들어 파운드화가 현재 1.21달러에서 내년 1분기 말까지 1.14달러로 다시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5월 지방선거도 정치적 불확실성을 가중시킬 수 있다.

블룸버그가 조사한 전략가들은 달러 대비 파운드화가 2023년 말까지 1.21달러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기 전 1분기에 1.17달러로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 침체 위험의 척도인 콜금리와 관련된 2년물과 10년물간 스왑 간의 수익률 격차는 주요 경쟁국보다 영국의 경기 침체가 더 길어질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1년 만기 선물과 현재 스프레드의 차이는 유럽과 미국의 수익률 곡선이 영국보다 더 가파를 것임을 시사한다.

파운드화는 또한 다른 주요 통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보일 수 있다. 라보뱅크, 코메르츠뱅크 AG, TD증권의 전략가들은 유럽중앙은행이 더 높은 금리 인상의 필요성에 대한 강조를 하면서 유로화가 이르면 6월에 0.90센트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영국중앙은행의 비둘기파적인 입장과는 대조적이다.

일본중앙은행도 통화정책의 수정 가능성을 비치며 긴축정책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파운드화도 엔화에 비해 약세를 보일 수 있다. 소시에떼 제너랄(Societe Generale SA)의 수석 FX 전략가인 키트 줘크(Kit Juckes)에 따르면 파운화 대비 엔화가 지난 10년 이상 다다르지 못했던 수준인 120엔대로 되돌아가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명예기자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