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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미친 중고차 가격’ 제동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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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미친 중고차 가격’ 제동 걸렸다

7월 평균 6만7297달러서 지난달 5만5754달러로 급락

테슬라 중고 전기차 가격(빨간색) 추이. 파란색 선은 전체 중고차 가격 추이다. 사진=에드먼즈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 중고 전기차 가격(빨간색) 추이. 파란색 선은 전체 중고차 가격 추이다. 사진=에드먼즈
테슬라 전기차의 중고차 가격 고공행진에 마침내 제동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모델Y의 중고차 가격이 신차 가격을 추월할 정도로 두텁게 끼었던 거품이 드디어 빠지기 시작한 셈이다.
중고차 값이 정상적인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소비자들은 반색하는 분위기지만 테슬라 입장에서는 향후 중고 전기차 판매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것으로 분석된다.

◇테슬라 중고 전기차 가격 17%나 급락

테슬라 전기차는 가장 근년에 출시된 모델Y를 중심으로 고공행진을 거듭해왔다. 전체적인 시장 상황 자체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주요한 배경으로 지적돼왔다.

주행거리가 3만마일(약 4만8000km)인 중고 모델Y와 모델3의 경우 지난 4월 신차 모델Y를 앞지른 적이 있을 정도. 특히 모델Y의 경우 신차보다 1000달러(약 127만원) 이상 높게 중고가격이 형성되기도 했다.

그러나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자동차시장 조사업체 에드먼즈가 최근 미국의 중고차 가격 추세를 파악한 결과 지난 7월 현재 평균 6만7297달러(약 8527만원) 수준이었던 테슬라 전기차의 중고차 가격이 지난달 5만5754달러(약 7065만원) 수준으로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에드먼즈는 “같은 기간동안 전체적인 중고차 가격이 4% 떨어진데 비해 테슬라 전기차는 무려 17%나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에드먼즈에 따르면 딜러업체에서 테슬라 중고 전기차를 재고로 보유하고 있는 기간도 평균 50일로 나타나 전체 중고차의 재고 기간인 38일보다 큰 격차를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에드먼즈는 특히 “전기차 공급이 부족한 상황을 틈타 크게 길어진 출고 대기 기간을 견디지 못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전기차를 구입해 비싼 가격에 되파는 이른바 ‘플리핑(flipping)’ 거래가 활발해진 것이 중고차 가격의 주요한 원인에 속하는데 테슬라 중고 전기차 가격이 이처럼 급락했다는 것은 플리핑 거래도 크게 주춤해졌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테슬라 신차 수요도 영향 받을 가능성 커


일렉트렉은 “그동안 테슬라 중고 전기차가 미국 전체 중고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주요 중고차 딜러업체들을 능가할 정도로 컸다”면서 “테슬라 중고 전기차 가격이 급락하면서 이같은 상황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로이터는 테슬라 중고 전기차 가격이 크게 떨어진 것이 줄곧 오르기만 했던 테슬라 신차 가격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전망했다.

중고차시장 조사업체 아이시카즈닷컴의 칼 브라우어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테슬라 중고 전기차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테슬라 신차에 대한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테슬라가 이달들어 모델Y와 모델3의 신차에 대해 연말까지 7500달러(약 950만원)를 깎아주는 파격적인 가격 할인 행사를 벌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문제는 테슬라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중고차 전문 딜러사 카맥스의 지난 3분기 매출이 86%나 급감한 사실을 근거로 그동안 역대급 호황을 누렸던 미국의 중고차 시장에 한파가 닥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