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과 인터뷰, 향후 국제 정치는 반도체로 공급망 등 판가름 강조

겔싱어는 “지난 50년은 석유가 어디에 매장돼 있느냐에 따라 지정학적 판도가 결정됐다”면서 “향후 50년 동안에는 반도체가 어디에서 생산되느냐에 따른 기술 공급망이 석유보다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겔싱어 CEO는 “인텔이 미국, 유럽을 비롯해 어디에 생산 시설 투자를 할지 결정하는 것은 인텔의 미래뿐 아니라 가장 핵심적인 미래 자원의 세계화 문제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지리적으로 균형이 이뤄지고, 회복력이 있는 공급망 체계를 구축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인텔은 지난해 말 독일 마그데부르크에 170억 유로를 투자하는 반도체 공장 건설 추진 계획을 돌연 보류했다. 인텔은 독일 정부의 추가 지원 약속을 받을 때까지 올해 중반으로 예정된 반도체 공장 건설 계획을 연기하기로 했다. 인텔은 애초 반도체 공장 건설비가 170억 유로에서 200억 유로로 늘어났다며 독일 정부에 추가적인 재정 지원을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마그데부르크 인텔 공장 건설에 68억 유로를 지원하기로 했었다.
인텔은 미국 오하이오주(州)에 있는 1000에이커 부지에 200억 달러를 투입해 2개의 첨단 반도체 공장을 설립한다. 인텔은 이 시설에서 오는 2025년부터 반도체 칩을 양산할 계획이다.
인텔 측은 해당 용지가 총 8개의 공장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향후 10년 동안 투자 규모는 1000억 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인텔은 이미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에 파운드리 2개 라인을 건설하고 있다.
인텔은 2025년부터 적용할 1.8나노 공정을 위해 경쟁사인 TSMC와 삼성전자보다 앞서 ASML의 차세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도입 계약도 체결했다.
인텔이 또 미국 애리조나에 반도체 공장을 신설하려고 자산 운용사인 브룩필드 자산운용과 300억 달러(약 40조 원) 규모의 공동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브룩필드는 인텔의 애리조나 공장 신설에 150억 달러를 투자해 지분 49%를 확보하고, 인텔이 지분 51%를 소유한 뒤 이곳에서 생산되는 반도체 수익금을 이 비율로 나누기로 했다. 브룩필드 자산운용은 운용자산 7500억 달러 규모의 회사다.
인텔은 최근 실적 악화로 인해 감원 등을 통한 구조조정에 나서 3년간 최대 100억 달러(약 12조 5000억원)의 비용을 줄일 계획이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