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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국 등 선진국 임금 상승 둔화…글로벌 인플레 통제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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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국 등 선진국 임금 상승 둔화…글로벌 인플레 통제될까?

임금과 물가가 번갈아 오르는 사이클 멈춰
올해 전 세계 소비자 물가상승률 6.6% 예상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임금 상승률이 크게 둔화하고 있다. 사진=NYP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임금 상승률이 크게 둔화하고 있다. 사진=NYP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임금 상승에 제동이 걸려 이것이 글로벌 인플레이션 사태를 해소하는 청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선진국에서 그동안 임금과 물가가 번갈아 가며 오르는 사이클이 반복됐으나 마침내 임금 상승이 사실상 멈췄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이렇게 되면 대규모 실업 사태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물가를 잡을 가능성이 커진다고 WSJ가 지적했다.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주요 선진국에서 2022년에는 2020~2021년에 비해 임금이 가파르게 올랐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지난해 노동자의 구매력은 2019년에 비해 더 떨어졌다고 ILO가 밝혔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또 인력난이 악화해 전체 산업 생산에서 노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중반부터 인플레이션을 고려하지 않은 명목 임금 상승이 현저하게 둔화했다고 WSJ가 전했다. 올해 1월까지 지난 12개월 동안 비농업 분야 노동자의 임금 상승률은 4.4%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3월 당시의 5.6%에 비해 낮아진 것이다. 그렇지만 올해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6.4%를 기록했다.

아일랜드 중앙은행에 따르면 유럽 주요 국가의 임금 상승률은 지난해 12월에 4.9%를 기록해 그 전달의 5.2%에서 내려갔다. 하지만 유로존의 지난해 말 인플레이션은 9.2%에 달했다. 캐나다의 임금 상승률도 4~5%가량으로 정점에 이르렀고, 임금과 물가가 번갈아 가며 상승하는 사이클이 멈췄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임금 상승이 멈춤에 따라 미국과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여름이나 가을에 정점을 찍었고, 그 이후에는 내려오는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이제 선진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있고, 대규모 해고 우려가 커짐에 따라 노동자들도 더는 임금 인상을 요구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유럽에서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보다는 직업 안정을 더 중시하기 시작했다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안드레아 가르네로 이코노미스트가 지적했다.

선진국에서 노동 참여 인구도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서 인력난 해소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WSJ가 전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의 25~54세 연령층의 83%가 일을 하고 있거나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고 있다. 이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한 수치이다. 유럽에서도 25~54세 연령층의 86.5%가 일을 하고 있거나 일자리를 찾고 있다. 이는 팬데믹 이전보다 오히려 1%포인트가 올라간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가 여러 국가에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낮아지고 있다는 증거가 늘었다고 밝혔다.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지난 14일 두바이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꽤 많은 국가에서 인플레이션이 마침내 조금씩 줄어들고 있터널의 끝에 빛이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IMF는 전 세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8.8%에서 올해 6.6%로 내려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