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초강경 매파

뉴욕증시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공석이 된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직에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으로 선임된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의 후임으로 굴스비 총재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 53세인 굴스비 총재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당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지냈다. 미국 시카고대학교 부스 경영대학원 교수를 거쳐 지난달부터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로 일하고 있다. 굴스비 총재는 2022년 12월 시카고 연은 총재로 임명됐다. 그는 시카고 연은 총재로 지명받기 전부터 강경 매파로 분류되어 왔다. 기준금리를 지나치게 적게 올리는 것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해왔다. 최근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정점 통과 여부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면서 정점을 지났기를 바라지만 그렇다 해도 모든 사람이 원하는 것만큼 빠르게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준금리 고점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 역시 시기상조라면서 기준금리 고점은 인플레이션 상황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인플레이션이 기대보다 심각해지면 기준금리 고점 논의는 의미가 없게 된다면서 인플레이션이 멈출 때까지 연준이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굴스비 총재는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투표권을 가지고 있다. 2월 초 열린 FOMC에서는 0.25%포인트 금리 인상에 찬성했다. 굴스비가 부의장으로 옮기면 투표권은 차기 시카고 연은 총재가 지명될 때까지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가 대신 행사하게 된다.
차기 미국 연준 부의장으로 거론되는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정치적 성향은 골수 민주당이다. 굴스비 총재의 강경하고 공개적인 민주당 지지 성향 때문에 연준의 정부로부터의 독립과 정치적인 중립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TV와 라디오 토크쇼에서 민주당 정책을 옹호하고 공화당을 비판해왔다. 로버트 메넨데스(민주·뉴저지) 상원의원은 굴스비 인선에 대해 "연준 이사회가 더 폭넓고 투명한 지도부 선출 절차를 요구하는 의회의 요구를 무시한 것"이라며 "용납할 수 없으며 미국 내 라틴계 주민들의 뺨을 때린 것과 같다"고 비난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2월 28일 연방준비제도가 실물 경제에서 얻은 단서들로 새로 발표되는 경제 지표들을 보강하고 금융시장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시카고대 부스 경영대학원 경제학과 교수에서 시카고 연은 총재로 자리를 옮긴 후 이날 인디애나주 고센에 위치한 아이비테크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처음 공개 연설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새로 나오는 경제 지표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즉각적인 반응에 기대고 싶은 유혹이 들지만, 경제 지표는 시차를 두고 늦게 발표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책 담당자들이 시장 반응에 과도하게 의지하는 것은 위험한 실수"라며 "정책 담당자들의 임무는 궁극적으로 실물 경제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에 따라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굴스비 총재는 미국 경제가 지금 이상하고 전례 없는 순간에 직면했다며 "경제의 많은 부분이 등을 돌렸고 우리는 경제가 어디에서 착륙할지, 그것이 미래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아내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