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 금융 제공 대신 예금자 보호에 초점…SVB 신속 매각에 초점

SVB의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에 지역구를 둔 로 칸나 하원의원(민주당)은 미국 정부는 SVB의 자산 매각을 추진하되 은행 예치금에 대해서는 정부가 모두 지급 보증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공화)은 폭스 뉴스와 인터뷰에서 정부의 구제 금융 제공에 반대하면서 정부가 이 은행 매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와 정치권은 SVB 파산이 스타트업에 자금을 대출해주는 은행의 연쇄 파산으로 이어지거나 SVB에 자금을 예탁한 스타트업이 자금난에 빠지지 않도록 안전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은행 관계자들과 만나 정부가 은행 예치금 지급 보장을 해주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워싱턴 정가와 월가는 SVB를 12일 중에 매각하는 게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믿고 있다. 이에 따라 FDIC는 SVB의 모기업인 SVB 파이낸셜 그룹의 자산을 경매를 통해 신속히 매각하려고 한다. 옐런 장관은 이 은행은 외국계 자본에 매각하는 것도 허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SVB는 실리콘밸리와 함께 지난 40년 동안 성장해왔으나 뱅크런 사태로 44시간 만에 무너졌다. 이 은행은 8일 오후 투자했던 장기 채권 210억 달러어치를 매각해 18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 은행은 현금 확보와 고객의 예금 인출에 대비하기 위해 22억 5000만달러 규모의 증자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고객들은 앞다퉈 예금을 찾아갔다. 그 결과 이 은행은 9일 오후에 거래 중단 사태에 빠졌다. 9일 하루 동안 빠져나간 예금이 420억 달러에 달했고, SVB금융그룹의 주가가 60% 폭락했다.
AP통신에 따르면 SVB 자산 인수에 관심을 보인 복수의 경매 참가자가 있다. 이번 사태의 조기 수습 여부는 이 은행 자산 매각 성공과 신속한 매각 시점에 달려 있다. FDIC는 SVB의 예금 중 25만 달러(약 3억 3000만원)까지는 보험으로 지급 보증을 한다. 그러나 12월을 기준으로 이를 넘어서는 예치금이 전체의 95%에 달한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