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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SVB 파산 비상 걸린 美 정부…'뱅크런 도미노' 차단 대책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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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SVB 파산 비상 걸린 美 정부…'뱅크런 도미노' 차단 대책 있나

구제 금융 제공 대신 예금자 보호에 초점…SVB 신속 매각에 초점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 사진=AP/뉴시스
미국 정부가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금융권에서 뱅크런 도미노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긴급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SVB 은행에 구제 금융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지만, 정부 차원에서 이번 사태를 진정시키려고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통해 이 은행 자산 매각에 착수했다. 옐런 장관은 이날 CBS 방송과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에게 구제 금융을 제공하기보다 예금자 보호에 주력하겠다”고 정부의 향후 대응 기조를 설명했다. 미국 정부가 과거에는 은행 소유주 또는 투자자 보호 조처를 했지만 더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옐런 장관이 강조했다.

SVB의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에 지역구를 둔 로 칸나 하원의원(민주당)은 미국 정부는 SVB의 자산 매각을 추진하되 은행 예치금에 대해서는 정부가 모두 지급 보증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공화)은 폭스 뉴스와 인터뷰에서 정부의 구제 금융 제공에 반대하면서 정부가 이 은행 매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와 정치권은 SVB 파산이 스타트업에 자금을 대출해주는 은행의 연쇄 파산으로 이어지거나 SVB에 자금을 예탁한 스타트업이 자금난에 빠지지 않도록 안전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은행 관계자들과 만나 정부가 은행 예치금 지급 보장을 해주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워싱턴 정가와 월가는 SVB를 12일 중에 매각하는 게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믿고 있다. 이에 따라 FDIC는 SVB의 모기업인 SVB 파이낸셜 그룹의 자산을 경매를 통해 신속히 매각하려고 한다. 옐런 장관은 이 은행은 외국계 자본에 매각하는 것도 허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SVB는 실리콘밸리와 함께 지난 40년 동안 성장해왔으나 뱅크런 사태로 44시간 만에 무너졌다. 이 은행은 8일 오후 투자했던 장기 채권 210억 달러어치를 매각해 18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 은행은 현금 확보와 고객의 예금 인출에 대비하기 위해 22억 5000만달러 규모의 증자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고객들은 앞다퉈 예금찾아갔다. 그 결과 이 은행은 9일 오후에 거래 중단 사태에 빠졌다. 9일 하루 동안 빠져나간 예금420억 달러에 달했고, SVB금융그룹의 주가60% 폭락했다.

AP통신에 따르면 SVB 자산 인수에 관심을 보인 복수의 경매 참가자가 있다. 이번 사태의 조기 수습 여부는 이 은행 자산 매각 성공과 신속한 매각 시점에 달려 있다. FDIC는 SVB의 예금 중 25만 달러(3억 3000만원)까지는 보험으로 지급 보증을 한다. 그러나 12월을 기준으로 이를 넘어서는 예치금이 전체의 95%에 달한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