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BofA 등 美 주요은행 "현재 상황 악용해 예금 쟁탈하지 말라" 경고

JP모건, 씨티그룹, BofA를 포함한 미국 주요 은행들은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라고 경고에 나섰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의 대형 은행들은 재정 건전성이 악화돼 압박에 시달리는 은행으로부터 고객 유치 쟁탈전을 피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파산 여파로 미국 중소형은행에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2주 동안 은행이 연달아 무너지면서 은행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

지난 13일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은 모든 직원들에게 "압박이나 불확실한 상황을 악용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 경쟁사를 비방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씨티그룹도 사업부 책임자에게 비슷한 지침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씨티그룹은 직원들에게 잠재 고객과의 논의에서 다른 회사의 현재 상황에 대해 논의해선 안된다고 충고했다.

은행들은 종종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에 나선다. 그렇지만 현 상황에서 대형 은행들이 유동성 위기에 빠진 중소형은행의 고객을 쟁탈한다면 또 다시 은행이 무너져 결국엔 더 큰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최고경영진은 직원들에게 어려움에 처한 기업의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거나 상황을 악화시키는 어떤 일도 해서는 안된다고 지침을 내렸다.

매리 맥 웰스파고 소비자 중소기업 뱅킹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현재 상황을 이용해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어떠한 활동에도 관여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SVB와 시그니처은행이 연달아 파산하면서 뱅크런 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JP모건 분석가들은 "뱅크런으로 인해 예금주들은 미국에서 가장 취약한 은행에서 더 큰 은행으로 이번달에만 약 5000억 달러(약 654조3000억 원)의 예금을 옮겼다"고 말했다.

혼란스러운 상황에 미국 규제 당국은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예금을 보장하기 위해 전례 없는 조치를 취했다.

은행발 위기로 스위스에서 두번째로 큰 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가 인수되면서 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 규제 당국은 충격을 견딜 수 있도록 시스템적으로 더 중요한 은행에 더 많은 자본을 보유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재닛 옐런 재무장관,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최고 경영자 등은 최근 며칠 동안 미국 은행 시스템이 안전하다는 사실을 대중에게 안심시키기 위해 성명을 발표했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