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신용 경색과 경기 침체 위기가 오면 금리 인하 고려

블랙록은 최근의 글로벌 금융 혼란 사태 속에서 미국 연준, 잉글랜드 은행, 스위스국립은행(SNB)이 모두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고 지적했다. 블랙록은 “많은 중앙은행이 만사를 제쳐두고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려는 접근 방식에서 한발 물러섰다”면서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중단하고, 더 조심스러운 정책을 고려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단계에 이르렀으나 여전히 금리 인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블랙록 투자협회의 웨이 리 전략가는 투자 메모에서 “침체가 닥치면 중앙은행들이 경제를 구제하려고 달려드는 것은 옛날 교본”이라고 지적했다. 블랙록 전략가들은 “신용 경색이 더 심각해지고, 예상보다 훨씬 더 심각한 침체가 발생할 때만 연준이 금리 인하 조처를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TD증권, 더블라인캐피털 등은 여전히 연준이 연내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의 통화 정책에 가장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금리)은 27일 20bp 넘게 급등하며 4%를 넘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28일 오후 현재 오는 5월 2, 3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현재의 4.75~5% 수준에서 동결할 가능성이 58.4%, 0.25% 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41.6%로 내다봤다. 지난 26일에는 5월 금리 동결 가능성이 88.2%, 0.25% 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11.8%로 집계됐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22일 기자회견에서 연내에 금리를 다시 내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대로 내려갈 때까지 긴축 통화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내에 금리를 다시 내리는 ‘피벗’ 가능성을 묻는 말에 “그것은 우리의 기본적인 예상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파월 의장은 “(FOMC 회의) 참석자들이 올해 중 금리 인하를 전망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이고, 우리가 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 은행 파산을 계기로 시작된 금융 혼란 사태를 고려해 금리 동결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 22일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보다 0.25%포인트 높은 4.75~5.00%로 올렸다. 연준은 지난해 3월 이후 9번 연속 금리를 올렸고, 미국 기준금리는 2007년 이후 최고치에 이르렀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