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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 스탠리,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 40% 폭락 가능성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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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 스탠리,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 40% 폭락 가능성 경고

2025년까지 만기 도래 상업용 부동산 대출 금액 1조 5000억 달러

미국 뉴욕시 맨해튼.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시 맨해튼. 사진=로이터
미국 투자 은행 모건 스탠리가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이 최고치 대비 40%까지 하락할 것이고, 이에 따른 디폴트 (채무 불이행)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모건 스탠리는 제임스 에간 애널리스트 등이 작정한 투자 메모를 통해 오는 2025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 금액이 1조 50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건 스탠리는 상업용 부동산 소유자들에게는 현재 재융자 문제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중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상업용 부동산의 대출 만기 시점의 정점은 2027년으로 이때 상환해야 할 금액이 55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이 은행이 추산했다. 은행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대출자이자 소유자여서 이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모건 스탠리가 지적했다. 지역 은행이나 중소 은행이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70~8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위험 요인의 하나로 꼽힌다.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 은행 파산을 계기로 미국의 중소 은행에서 예금 인출이 계속되다가 최근 들어 주춤해졌다.
모건 스탠리 최고 투자 책임자 리사 샬럿은 최근 보고서에서 "현재 금리가 그대로 유지되더라도 새로운 대출 금리 기존 모기지보다 3.5~4.5% 포인트 더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스톤의 부동산 투자 회사(REITs·리츠)에 조기 환매를 요청하는 규모가 2월 대비 15%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중앙은행들의 긴축 기조로 부동산 가격이 급락했다.

지난 3월 기준 블랙스톤의 리츠 상품 ‘Breit’에 조기 환매를 요구한 규모가 45억달러(약 6조원)에 달했다. 지난 2월 환매 요구액(39억 달러) 대비 15% 증가했다. 지난달 불거진 SVB 사태 이후 상업용 부동산 투자 익스포저가 많은 중소 은행의 연쇄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소 은행과 상업용 부동산이 ‘죽음의 고리’ (doom loop)로 연결돼 있어 언제든 뇌관이 터질 수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최근 보도했다. 백악관, 재무부,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20조 달러에 달하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잠재적 위험성을 긴급 점검하고 있다. WP는 상업용 부동산 부실 사태가 향후 2년 이내에 폭발할 것으로 일부 전문가들이 분석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 지역 은행이나 중소 규모 은행이 대체로 상업용 부동산 대출을 통해 성장해왔다. 그렇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재택근무가 널리 확산하면서 미국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의 공실률이 치솟았다. 일부 기업들이 임대 계약이 끝났을 때 재계약을 포기하거나 보다 싼 임대료로 계약 갱신을 요구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연쇄 급락하는 악몽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