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동맹, 행동하는 동맹' 제목 연설, 자유 46번 언급 기록 세워

윤 대통령은 한미 동맹 70주년을 맞아 이뤄진 국빈 방문이라는 점을 의식한 듯 이날 연설의 주제로 ‘자유’를 내세웠다. 그는 '자유의 동맹, 행동하는 동맹'으로 명명된 연설에서 '자유'라는 단어를 46번 언급했다. 이는 윤 대통령이 지난해 5월 10일 대통령 취임사에서 ‘자유’를 35차례 언급한 기록을 깬 것이다.
윤 대통령이 한미 간 문화 교류를 언급하면서 "BTS가 저보다 백악관을 먼저 왔지만, 의회는 제가 먼저 왔다"고 원고에 없는 ‘애드리브’를 하자 장내에서 웃음이 터졌다. 윤 대통령은 이어 “제 이름은 모르셨어도 BTS와 블랙핑크는 알고 계셨을 것"이라고 조크했다.
윤 대통령은 "문화 콘텐츠는 양국 국민이 국적과 언어의 차이를 넘어 더욱 깊은 이해와 우정을 쌓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며 미국 아카데미상을 받은 한국 영화 '미나리'와 '기생충'을 그 사례로 들었다. 윤 대통령은 "탑건·어벤져스와 같은 수많은 할리우드 영화가 한국에서 사랑을 받았다"며 "저 또한 탑건 매버릭과 미션 임파서블을 굉장히 좋아한다"고 말했다. 미션 임파서블 언급도 애초 원고에는 없었던 내용이다.
미국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들어서자마자 약 4분간 기립해 박수를 보냈고, 그가 연단에 올라선 뒤에도 기립박수를 멈추지 않았다. 이날 하원 본회의장은 미국의 상하 의원들 대부분이 참석해 빈자리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상원의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은 연단 뒤에 서서 윤 대통령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인들의 미국 이민 역사를 언급하면서 한국계 미국 연방 하원의원 4명을 차례로 호명했고, 미국 의원들이 한국계 의원들에게 기립박수와 함께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윤 대통령은 영 김·앤디 김·메릴린 스트릭랜드(한국명 순자)·미셸 박 스틸 의원을 향해 "세대를 이어온 한미 동맹의 증인"이라고 말하자 이들 의원은 환하게 웃으며 동료 의원들의 환호에 답했다.
윤 대통령 연설이 끝난 뒤 상당수 의원이 회의장을 떠나지 않은 채 윤 대통령에게 다가가 인사를 했고, 윤 대통령의 연설 원고에 직접 사인을 받아 갔다. 또 일부 의원들은 윤 대통령과 함께 셀카를 찍었다. 윤 대통령은 미국 의원들이 다 빠져나간 뒤 거의 마지막으로 회의장을 떠났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