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우세 지역에서 공화 레드 스테이트로 법과 질서 찾아 이주
정치·범죄·세금 등 요인 주로 부자들 속속 떠나 보수성향 강한지역 안착
정치·범죄·세금 등 요인 주로 부자들 속속 떠나 보수성향 강한지역 안착

뉴스위크는 9일(현지 시간) 미국 센서스국 통계를 인용해 미국인들이 ‘법과 질서’를 찾아서 블루 스테이트에서 레드 스테이트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캘리포니아 등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에서는 대도시 범죄율 증가, 세금 인상 등으로 삶의 질이 떨어져 이곳 주민들이 다른 주로 속속 떠나고 있다. 미국 내에서 인구 이동이 이뤄지는 주요 요인은 정치, 범죄, 생활비, 세금, 교통이다.
미국에서 대도시는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고, 그런 도시와 주지사, 주 의회를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다. 미국 최대 도시 뉴욕이 있는 뉴욕주와 제2 도시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가 있는 캘리포니아주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미국인들이 이런 주와 도시를 떠나 보수 성향이 강한 텍사스주와 플로리다주 등에 안착하고 있다.
지난 2022년 7월을 기준으로 플로리다주 인구는 2년 사이에 1.9%가 증가했다. 이는 1957년 이후 가장 빠른 증가 폭이다. 텍사스주 인구는 1.6%가 늘었다. 이 밖에도 대표적인 레드 스테이트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1.7%, 애리조나주는 1.3%, 아이다호주는 1.8%가량 인구가 늘었다.
센서스국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동안에 증가한 주민 숫자는 플로리다 44만4400명, 텍사스 47만 명, 노스캐롤라이나 9만9000명, 사우스캐롤라이나 8만4000명, 테네시 8만1600명, 조지아 8만1400명 등이다. 이들 주에서는 노스캐롤라이나를 제외하고 모두 공화당 출신이 주지사를 맡고 있다.
블루 스테이트의 대명사인 캘리포니아주 인구는 -0.3%, 뉴욕주는 -0.9%, 일리노이주는 0.8%, 오리건주는 -0.4%를 기록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시 인구는 2년 사이에 무려 7.1%가 줄었다.
센서스국에 따르면 지난 2022년 한 해 동안 감소한 주민은 캘리포니아 35만 명, 뉴욕 30만 명, 일리노이 14만 명, 뉴저지 6만4000명, 매사추세츠 5만7000명, 펜실베이니아 4만 명 등이다. 이들 주는 모두 민주당이 주지사를 맡고 있다.
미국에서 인구 이동이 이뤄지는 핵심 요인 중의 하나는 세금 차이다. 캘리포니아주 개인 소득세율은 13.3%, 뉴저지주는 10.75%, 뉴욕주는 8.82%이다. 반면에 플로리다주와 텍사스주 개인 소득세율은 0%이다. 이곳 주민들은 연방 소득세는 내지만, 주에서 부과하는 개인 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다.
미국 내 인구 이동으로 인해 각 주의 경제 환경이 크게 바뀌고 있다. 미 국세청(IRS)에 따르면 주별로 조정총소득(AGI)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조정총소득은 납세자의 총소득에서 특정 소득공제(deduction) 항목을 뺀 금액을 뜻한다.
이달 초 IRS가 발표한 조정총소득 데이터에 따르면, 2021년 뉴욕주 조정총소득은 245억 달러 순감소했다. 뉴욕주에서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조정총소득 순감소 폭은 2019년 90억 달러, 2020년 195억 달러에서 2021년 245억 달러까지 커졌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과 대비하면 2021년 기준 순감소액만 440억 달러에 달했다.
뉴요커들이 대거 이주한 플로리다주 조정총소득은 급증했다. 2019년 177억 달러 순증가세를 보인 플로리다주 조정총소득은 2020년 237억 달러, 2021년 392억 달러 늘었다.
특히 블루 스테이트를 떠나는 사람들 중 대체로 부자가 많은 것이 특징 중 하나이다. IRS에 따르면 뉴욕주·일리노이주 등을 떠난 이들의 소득이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에 비해 연 3만~4만 달러가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조정총소득이 100만 달러 이상인 뉴욕주 거주자는 2019년 5만5100명에서 2020년 5만4370명으로 감소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