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개표 후반까지 과반 득표율을 유지하며 경쟁 후보인 공화인민당(CHP)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에 8%포인트 차로 크게 앞서고 있다. 튀르키예 방송 a뉴스는 부분 개표율 70% 상황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51.1%의 득표율로 43.1%의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에 앞서나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개표 초반 55~56%대의 득표율을 보이기도했다.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37%에서 43%대로 득표율이 높아졌지만 에르도안 대통령과 격차를 크게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날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올 경우 선거는 그대로 종료된다. 현재 추세라면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날 승리를 확정할 가능성이 높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최장 2033년까지 사실상 '종신집권'의 길을 열게 된다. 이번 선거는 튀르키예 국내뿐만 아니라 나토와 유럽, 우크라이나 전쟁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돼 올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선거에 나서는 후보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클르츠다로을루 대표, 무하람 인제 조국당 대표, 시난 오안 승리당 대표 등 4명이었으나, 지난 11일 인제 대표가 전격 사퇴하면서 후보는 3명으로 줄었다.
이번 대선 최대 화두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경제 실정과 권위주의적 통치 방식이다. 튀르키예 리라화 가치는 2013년에 비해 약 10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다. 물가는 지난해 10월 전년 대비 85% 이상 상승하는 등 24년 만의 최고 기록을 세웠다. 서민들의 생활고가 극심해졌으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고금리가 만악의 근원"이라는 종교적 신념을 고수하며 금리 인상을 막는 등 비상식적 경제 정책을 펼쳤다. 튀르키예에서만 5만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지진은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경제에 치명타가 됐다.
튀르키예 야권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회복하고 에르도안 정부의 비정통적 경제 정책을 철폐할 것을 약속했다. 그는 또 제왕적 대통령제를 해체하고 의회 민주주의를 복원하는 한편 언론 자유와 사법기관의 독립성을 회복하겠다고 공약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저소득층과 보수 이슬람 신자층 등 지지층 결집에 나서는 한편 선심성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정년 요건을 폐지해 조기 연금 수령을 가능하게 하고 최저임금과 공공 근로자 보수를 대폭 인상하기로 했고, 아예 이달부터는 한 달간 가정용 가스를 무상 공급한다. 학생들에게 무료 인터넷 데이터도 제공한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