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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印 ‘2000루피’ 최고액 지폐 퇴출, 후폭풍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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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印 ‘2000루피’ 최고액 지폐 퇴출, 후폭풍 있을까

인도의 2000루피권 지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인도의 2000루피권 지폐. 사진=로이터
인도에서 사용되는 지폐 가운데 액면가가 가장 높은 화폐는 2000루피(약 3만2000원)권 지폐다.

지난 2016년부터 도입된 이 최고 액면가 지폐의 유통을 오는 9월 30일(이하 현지시간) 중단시키겠다고 인도 중앙은행이 지난 19일 선언했다.

법정 화폐로서 지위는 유지시키겠지만 실제 사용은 금지시키겠으니 이 화폐를 보유한 인도 시민은 이를 은행에 예치하든가 다른 화폐로 교환하라는 것이 인도 중앙은행이 발표한 내용의 골자다.

인도 중앙은행의 이같은 예고 없는 발표는 나렌다 모디 총리가 2016년 11월 갑작스레 단행한 화폐개혁으로 2000루피를 도입되면서 인도 경제계에서 유통되는 화폐의 86%를 차지하던 500루피와 1000루피 구권 지폐가 하루아침에 휴지조각이 되는 사태가 빚어진 것을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인도가 2000루피권 지폐를 7년 만에 다시 없애기로 한 조치로 인도 경제가 또한번 충격을 겪을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번과 이번은 차이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2000루피권 회수가 시장에 줄 충격파


인도 중앙은행은 2000루피권 지폐의 유통을 막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2000루피 지폐가 그동안 생각만큼 많이 사용되지 않았다는 점은 지적했다.

로이터가 관련 전문가들을 취재한 결과에 따르면 충격파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대체적이다.

우런 지난 2016년 2000루피화가 급작스레 도입됐을 때와는 다르게 2000루피권 회수 조치는 오는 9월까지 점차적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커다란 충격파까지는 없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2000루피 지폐의 비중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점도 지적됐다. 현재 인도에서 유통되고 있는 2000루피 지폐의 규모는 약 3조6200억루피(약 60조원)로 추산되고 있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전체 화폐의 약 10.8% 수준이다.

인도 굴지의 제2금융권 업체인 L&T 파이낸스홀딩스의 루파 레게 닛슈어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2000루피권 외에 소액 화폐가 충분히 유통되고 있기 때문에 2000루피권을 회수한다고 해서 시장에 큰 충격파를 줄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6~7년간 온라인 거래 시스템과 전자상거래 문화가 눈에 띄게 확산된 것도 2000루피권의 사용 중단이 초래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사업상 고액 현금 사용 필요한 중소기업들 불편 겪을 듯


반면에 2000루피권의 사용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중소기업들과 현금 거래가 빈번한 업종의 기업들을 중심으로 단기적으로 불편을 겪을 가능성은 크다고 경제조사기관 콴트에코리서치는 예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내년 4월부터 5월까지 잇따라 열리는 주의회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가 고액 현금 살포로 얼룩지는 사태를 막기 위한 조치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L&T 파이낸스홀딩스의 닛슈어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중앙은행이 최고액 지폐의 유통을 금지하고 나선 것은 현명한 조치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