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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 인사이트] '돈나무 언니' "메타에 더 관심 있어 엔비디아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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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 인사이트] '돈나무 언니' "메타에 더 관심 있어 엔비디아 팔았다"

GPU 부족 사태 우려…MS 아마존 알파벳 등 독자적으 AI 칩 개발 고려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가 27일(현지시간) 엔비디아 주식을 성급하게 매도해 천문학적인 수입을 올릴 기회를 날린 데 대해 “반도체 사이클을 고려해 매도했다”고 밝혔다. 우드 CEO는 이날 블룸버그 텔레비전에 출연해 “우리가 엔비디아 주식에 잠시 휴지기를 두기로 한 이유는 GPU (그래픽 처리 장치) 등의 부족 사태를 우려했고, 이 그룹 (반도체 그룹)의 사이클을 생각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우드는 테슬라, 메타, 알파벳 등이 모두 독자적으로 AI 칩 개발에 나서는 상황을 고려해 엔비디아 주식을 매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엔비디아 주식 매각에 크게 반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드는 “우리가 다른 사람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분야로 중심축을 이동했다”면서 “대부분 사람들이 최근까지도 엔비디아가 AI 플레이의 중심이 될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우드는 “메타의 LLaMA 언어 모델이 컴퓨팅 파워 사용을 더 줄이고, 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드는 “우리가 메타에 더 관심이 있다”면서 “마크 저커버그가 지난해 초점을 맞췄던 메타버스와 달리 이번에는 AI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는 GPU 전문 기업이다. GPU는 인공지능(AI) 학습‧운영에 쓰이는 두뇌 역할을 한다. 글로벌 GPU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24일 올해 2~4월 매출이 71억 9000만 달러(약 9조 5195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13% 감소했지만, 시장 전망치는 10%가량 웃도는 액수다.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급증한 20억 4300만 달러(약 2조 7050억 원)였다.PC용 그래픽 카드를 포함한 게임 부문 매출이 줄어든 반면, AI 칩을 비롯한 데이터 센터 부문 매출은 증가하면서 순이익이 증가했다. 엔비디아는 특히 5월~7월 매출이 월가 전망치를 50% 이상 웃도는 110억 달러(14조 564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최근 엔비디아 주가 급등으로 시가총액은 9390억 달러(약 1244조 2690억 원)로 불어나며 1조 달러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뉴욕 증시에서 시총 1조 달러 이상인 기업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등 4개사이다.

미국 경제 전문지 비즈니스 인사이더(BI)는 우드가 주가 급등이 시작되기 전인 올해 엔비디아를 매도한 이후 회사의 시가총액이 5600억 달러(약 741조 원) 넘게 늘어났고, 캐시 우드의 대표 ETF 상품들이 엔비디아 상승 랠리의 수혜를 누리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드는 지난 2014년 아크 이노베이션 ETF 출시 당시부터 엔비디아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지난해 3월부터 이번 달까지 10번 연속으로 금리를 올리면서 지난해 10월, 11월, 1월에 엔비디아 보유 지분 대부분을 팔았다. 우드는 지난 2월 “엔비디아 아크 인베스트먼트 역시 선호하는 종목이지만 밸류에이션 차원에서 지나치게 고평가됐다”고 매도 결정 이유를 밝혔다.

앤비디아의 주가는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우드의 매도 이후에도 상승 랠리를 지속했고, 연초 대비로는 무려 160% 가까이 폭등했다. 지난주 마지막 장이 열린 26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46%, 엔비디아는 24.37% 급등했지만 캐시 우드의 아크 이노베이션 ETF는 2.74% 하락했다.
아크 인베스트먼트는 또 다른 AI 수혜 주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는 유아이패스(NYS:PATH)에 대한 포지션을 강화한 것으로 드러났다.아이패스는 AI와 통합되는 자동화 소프트웨어 전문 회사다. 유아이패스 기대 이하의 실적 등을 이유로 11%에 급락세를 보였다. 아크 이노베이션은 소형 ETF에 여전히 엔비디아를 일부 보유하고 있으나 그동안 주식 6만 5632주를 매각했고, 이는 당일 종가 기준으로 2500만 달러에 가까운 규모다.

그렇지만, 아크이노베이션은 올해 들어 25%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S&P 500 지수 상승률 9.4%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나 메가캡 대형 기술주가 포함된 S&P100 지수 상승률 30%에는 미치지 못한 실적이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