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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해저 케이블 안전을 지켜라"…자유 진영, 쿼드 파트너십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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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해저 케이블 안전을 지켜라"…자유 진영, 쿼드 파트너십 구축

자유 진영은 히로시마 G7회의에서 해저 케이블의 연결과 복원을 강화하기 위해 쿼드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자유 진영은 히로시마 G7회의에서 해저 케이블의 연결과 복원을 강화하기 위해 쿼드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다. 사진=로이터
자유 진영은 히로시마 G7 회의에서 해저 케이블의 연결과 복원력을 강화하기 위해 쿼드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결의했다.

이 결의는 자유 진영과 권위주의 동맹 간의 긴장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경제 인프라의 핵심 요소인 해저 케이블을 보호하고자 하는 의지를 반영한다.

◇해저 케이블의 현황과 역할, 점검


해저 케이블은 현대 경제의 생명줄이다. 전화부터 비디오, 데이터까지 모든 대륙 간 인터넷 트래픽의 99.4% 이상을 담당한다.

텔레지오그래픽이라는 글로벌 통신 시장 조사 및 분석 컨설팅 회사에 따르면 2023년 초까지 전 세계에 550개 이상의 활성화된 또는 계획 중인 해저 케이블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 있는 495개의 케이블 길이는 140만Km로 지구를 30바퀴 돌 수 있다.

디지털 전송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해저 케이블 설치도 급속히 늘어났다. 2016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15개, 2020년에는 28개의 새로운 케이블이 설치되었다.

해저 케이블의 안전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해저 케이블은 노후화, 천연 재해, 인위적 파괴 등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 따라서 매년 최소 한 번은 케이블의 물리적, 전기적, 통신적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케이블의 나이, 위치, 용도 등에 따라 점검 주기는 달라질 수 있다.

해저 케이블의 안전 관리는 해저 케이블을 운영하는 회사가 담당하며, 전문적인 장비와 기술을 갖추고 있다.

◇해저 케이블을 위협하는 요소들

하지만 해저 케이블은 매우 취약하고 다양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 선박의 닻, 지진, 상어의 물림 등의 자연적 요인과 공격이나 도청을 목적으로 하는 인위적 요인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

케이블의 취약성은 과장이 아닌 현실적인 위험이다.

해저 케이블은 설치 가능한 특정 지형에 집중되어 있어서 보통 한 곳에 여러 개의 케이블이 깔려 있다. 거의 모든 케이블의 위치는 공개되어 있어서 쉽게 “노출된 요충지”로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케이블 절단은 전쟁 때 자주 발생하는 사건이다. 대만과 중국 본토 해안 사이의 케이블은 지난 5년 동안 27번 절단되었다. 가장 최근에는 4월에 절단되었다. 대만 정부는 중국 정부의 소행으로 의심하고 있다.

일부 케이블은 해수면 아래 8km에 깔려 있지만, 무인 잠수정이나 기타 장비의 발달로 쉽게 공격할 수 있다. 2017년 나토 잠수함 부대 사령관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수준의 러시아의 해저 케이블 근처 활동을 목격했다. 분명히 나토의 해저 인프라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해저 케이블 절단이나 도청을 위해 무인 항공기, 로봇, 특수 선박과 다이버 등을 보유하고 있다. 스파이 잠수함 건설을 포함한 자체 수중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해킹도 문제가 되고 있다. 2013년 아시아-아프리카-유럽을 연결하는 인터넷 케이블에 대한 공격은 케이블이 홍해에서 지중해로 연결되는 이집트에서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점점 더 원격으로 모니터링되고 제어되는 케이블이 해킹에 취약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해저 케이블에 사용되는 광케이블.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해저 케이블에 사용되는 광케이블. 사진=로이터

해저 케이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은 자유 진영뿐만 아니라 권위주의 진영에서도 국가안보와 경제 안보의 관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과 서방의 지정학적 경쟁은 많은 새로운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중국은 사실상 남중국해 전체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면서 해당 해역을 통과하는 케이블 소유자들에게 권한 부여를 제한했다. 이는 중국 기업의 국가 통신 그리드를 차단하려는 서방의 움직임에 대한 보복으로 여겨진다. 케이블 운영자들은 대체 경로를 계획하고 있지만, 지연은 수백만 달러의 손실을 의미하며 전송 속도가 느려지는 더 긴 경로를 만들도록 강요한다.

2021년 미국은 HMN 테크가 인민해방군과 연관되어 있다고 판단하여 제재를 가했다. 올해 초 로이터는 지난 4년 동안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HMN 테크가 사업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며, 경로 변경이나 포기 등에 관련된 최소 6건의 거래를 보도했다.

◇해저 케이블을 둘러싼 경쟁과 대응


베이징은 2025년까지 전 세계 광섬유 시장의 60%를 장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외교부, 상무부가 2015년 발표한 백서에는 국제 케이블 프로젝트가 디지털 실크로드를 구축하는 우선 과제이자 수단으로 명시되어 있다.

2021년까지 중국은 DSR(Dedicated Submarine Route), “특정 해저 케이블 경로를 전용으로 사용하는 계약”에 서명했거나 최소 16개 국가에 DSR과 연계한 투자를 제공했으며 수십 개 이상의 국가가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이에 자유 진영은 히로시마 G7회의에서 “쿼드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자유 진영 정상들은 해저 케이블 안전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여 네트워크의 탄력성을 지원하고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케이블 연결 및 복원력을 위한 쿼드 파트너십”은 인도 태평양에서 고품질 해저 케이블 네트워크를 보호하고 더 나은 인터넷 연결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개발도상국들도 이 시스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쿼드 회원국인 호주는 모범 사례를 공유하고 기술 지원을 제공하여 새로운 인도-태평양 케이블 연결 및 복원 프로그램을 수립할 것이다. 미국은 500만 달러의 케이블 프로그램을 통해 해저 케이블 시스템의 보안 기술 지원과 역량 구축을 제공할 것이다.

일본은 개도국을 위한 통신 인프라 개발과 이들의 참여를 증진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통신 인프라의 안전한 경로를 보장함으로써 신뢰할 수 있는 다층의 글로벌 연결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또한, 프로젝트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세계은행, 국제 전기 통신 연합 및 민간 부문 통신 사업자와 협력할 계획이다.

해저 케이블 안전을 위한 국제 협약이나 규정도 필요하다. 해저의 전신 케이블 보호를 위한 국제 협약은 1884년에 체결되었고, 1세기 후에 유엔 해양법 협약에 포함되었다. 하지만, 전쟁 중 케이블을 공격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이나 규범은 아직 없다.

현재 한국은 운영 중인 해저 통신 케이블이 9개 있고, 1개의 케이블이 프로젝트의 조사 단계에 있다. 또한, 아시아 태평양 및 미국을 연결하는 해저 통신 케이블 시스템(EAC-C2C) 케이블이 태안과 부산에 연결되어 있어서 총 11개의 케이블이 운영되고 있다.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중국과 러시아, 북한과 맞닿아 있기 때문에 해저 케이블 안전이 항상 위협받고 있다. 쿼드 협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한국 케이블의 안전도를 높여 나가야 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