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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한국의 우크라이나 탄약 이슈 다시 점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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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한국의 우크라이나 탄약 이슈 다시 점화되나?

온 칩먼 IISS 사무총장 겸 최고경영자(왼쪽), 이종섭 국방부 장관(가운데), 호셉 보렐 폰텔레스 유럽연합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이 6월 3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0차 IISS 샹그릴라 대화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온 칩먼 IISS 사무총장 겸 최고경영자(왼쪽), 이종섭 국방부 장관(가운데), 호셉 보렐 폰텔레스 유럽연합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이 6월 3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0차 IISS 샹그릴라 대화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EU 고위 외교관이 한국 국방부장관을 만나 우크라이나의 탄약 지원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시 이 문제가 이슈화되었다.

로이터는 존 칩먼 IISS 사무총장 겸 최고행정관이 이종섭 한국 국방부 장관, 조셉 보렐 폰텔스 EU 외교안보정책고위대표 겸 EU 집행위 부위원장과 6월 3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0회 IISS 상글리랄 대화에서 만났다고 보도했다.

이후 별도 만남에서 보렐과 이종섭 장관이 우크라이나의 탄약 수요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EU 조셉 보렐이 트위터에서 “#SLD23에서 이종섭 한국 국방부 장관과 좋은 만남을 가졌다.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에 대한 경고를 공유하고 탄약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라는 트윗 내용을 소개했다.

미국의 동맹국이자 포탄의 주요 생산국인 한국은 미국과 EU의 무기 공급 협조 요청이 계속되고 있지만, 러시아의 반발을 우려해 폭탄을 직접 보내는 원조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국 국방부는 로이터 보도 이후 EU의 일방적 요청이었을 뿐, 지원 방안을 논의한 것은 아니라고 바로 반박했다.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즉각적으로 반응을 보인 것이다. 국방부는 “양국 장관 간에 탄약 지원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분명한 입장을 천명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의 상황 개선을 위해 탄약이 중요하다는 EU 측의 입장 표명이 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탄약 지원은 논의 대상이 아니었고 관련 대화도 없었다”라고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국 정부는 법률적으로, 외교 안보적으로, 국내 여론을 감암할 때 우크라이나에 직접 포탄을 공급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법적으로 한국은 무기 수출을 규정하는 조약인 ‘무기거래조약’(ATT)에 가입되어 있다. ATT는 무기 수출이 평화와 안전에 기여, 인권을 존중하는지를 고려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전쟁 중인 국가에 탄약을 제공하는 것에 논란이 야기될 수 있는 부분이다.

외교 안보적으로도 러시아와의 긴밀한 경제적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 탄약이슈가 쟁점화되면 러시아와 경제적 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 이미 러시아는 탄약을 제공할 경우 경제적 보복과 함께 북한에 최신 무기를 지원하겠다고 엄포를 한 바 있다.

포탄을 제공할 경우 중국도 다양한 방식으로 보복을 가할 수 있다. 한류의 차단이나 한국산 수입을 줄일 수 있다.

국내 여론도 여전히 문제다. 일부에서는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인도적 지원을 이미 제공하고 있으므로 그 수준에서 그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국회 국방위에서는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제공하는 문제로 야당이 안보 이슈를 오히려 더 악화하는 처사가 될 수 있다고 국방부를 공격한 바 있다.

포탄 제공 문제는 한국 만의 이슈가 아니다. 로이터는 일본도 미국이 일본에서 155mm 포탄용 TNT 공급을 확보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보도했다.

전쟁을 포기한 일본의 경우, 곡사포 포탄과 같은 치명적인 품목을 해외에 수출하는 것을 금지하는 수출 규정이 있다. 군수품이 부족한 상황에서 TNT 판매를 가능하게 하는 해결 방법을 찾고 있다고 한다.

로이터는 “미국이 일본에서 폭발물을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익명의 관계자 입을 빌려 보도했다.

한편, 최근 바이든 대통령은 새로운 원조 패키지를 통해 3억 달러를 우크라이나에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 품목에는 러시아의 공습을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방공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탄약을 제공하는 것이다. 패트리어트 미사일 포대와 하이마스, 어벤저 및 스팅어 방공 시스템, 지뢰 제거 장비, 대장갑탄, 야간 투시경, 소형 무기 탄약 및 기타 미공개 포탄에 대한 군수품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한미 양 정부는 방위 산업 관계자 등 설명에 따르면 최근 한국이 미국에 155mm 포탄을 빌려주는 계약에 합의했다고 알려진 바 있다.

미국이 빌려준 포탄이 한국 기업들이 생산한 물량에서 나올 것인지, 아니면 군이 기존에 비축한 것일지에 대한 최종 결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한국이 수출한 포탄이 최종 사용자인 미국을 위한 것이라는 조건이 있어도 미국이 구매한 후에는 실제 사용을 확인하거나 통제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논란이 된 바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