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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가격 파격 인하 ‘대중화 전략’ 먹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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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가격 파격 인하 ‘대중화 전략’ 먹혔다

모델Y 가격 미국내 평균 거래가격보다 저렴…고민 깊어지는 경쟁사들
테슬라 모델Y.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 모델Y. 사진=로이터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글로벌 전기차 업계에서 부동의 최강자 위치를 고수하고 있는 것은 새로운 뉴스가 아니다.

그러나 올 들어 전혀 새로운 이유 때문에 테슬라의 경쟁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것은 새로운 뉴스다.

테슬라가 전기차 업계 1위 자리에 만족하지 않고 ‘대중화 전략’을 처음으로 꺼내 들었는데 그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꺼내 든 대중화 전략이란 올 들어서만 6차례에 걸쳐 잇따라 단행한 가격 인하 조치다.
수익성이 악화될 것을 잘 알면서도 테슬라가 가격 인하에 팔을 걷어붙인 것은 테슬라의 최대 단점으로 통했던 ‘부담스러운’ 가격 때문이다.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이 여전히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고급 전기차’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이유고, 저렴한 전기차가 나오기를 고대하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어려웠던 이유다.

15일(현지 시간)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블로그에 따르면 가격 인하 정책을 중심으로 테슬라가 야심 차게 추진해온 대중화 전략이 성공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최신형이고 판매량 신기록을 잇따라 내고 있는 주력 제품 모델Y를 기준으로 한 신차 가격이 미국에서 유통되는 모든 신차의 평균 거래가격 밑으로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모델Y의 신차 거래가격이 전체 평균 거래가격 아래로 떨어졌다는 것은 테슬라 전기차가 대중적인 전기차의 영역에 마침내 들어섰다는 뜻이자 테슬라가 지금까지 공략하지 못했던 대중차 시장에서 테슬라를 맹추격해 오던 경쟁 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는 뜻이다.

◇모델Y 신차 거래가 4만2500달러, 미국 내 평균 거래가보다 5200달러 저렴


테슬라가 15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에 올린 테슬라 모델3와 경쟁사 차종의 총 소유비용 비교. 총 소유비용이란 차량의 구매가격을 빼고 구입하고 유지하는 과정에서 소요되는 모든 비용을 합친 금액이다. 사진=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가 15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에 올린 테슬라 모델3와 경쟁사 차종의 총 소유비용 비교. 총 소유비용이란 차량의 구매가격을 빼고 구입하고 유지하는 과정에서 소요되는 모든 비용을 합친 금액이다. 사진=트위터

오토블로그에 따르면 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거래 플랫폼 에드먼즈닷컴이 최근 조사한 결과 기본형 기준 모델Y의 신차 거래가격은 4만6990달러(약 5980만원)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미국에서 발효된 인플레이션감축법에 따라 지원되는 7500달러(약 954만원)의 전기차 구입 보조금을 적용하면 실제 거래가격은 4만2500달러(약 5410만원)까지 내려간다.

이 가격이 중요한 이유는 미국 내 신차 평균 거래가격보다 5200달러(약 661만원)나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물론 모델Y의 미국 내 신차 거래가격이 넉넉하게 6000만원 밑으로 내린 것은 지난주까지 포함해 올 들어 여러 차례 단행한 가격 인하 결과다. 그 결과 모델Y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79%나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사들에 비상 걸린 이유


이 사실만으로도 테슬라를 맹추격해 오던 경쟁사들은 힘이 빠지기에 충분하지만 더 고민을 깊게 하는 일이 있다. 모델Y뿐만 아니라 모델3의 모든 트림이 보조금 7500달러 적용 대상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더 큰 일이 겹쳤다. 전기차 소비자들이 내연자동차 대비 부담스러운 가격과 아울러 전기차 구매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해온 충전 인프라와 관련해 테슬라가 미국 완성차 제조업계의 양대 산맥인 GM과 포드자동차와 슈퍼차저 네트워크를 공유하는 이른바 ‘충전 동맹’을 맺었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경쟁사들 입장에서는 대형 악재가 잇따라 터지고 있는 셈이다.

독일의 자동차 전략 컨설팅업체 베릴스의 마틴 프렌치 상무는 오토블로그와의 인터뷰에서 테슬라의 대중화 전략이 성공한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전기차의 높은 가격과 아직 미흡한 충전 인프라가 전기차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를 주저하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오랜 기간 지적돼 왔으나 테슬라가 가격도 낮추고 충전 시장에 대한 지배력을 넓히는 데 성공하면서 이 대표적인 장벽 두 가지를 무너뜨린 셈”이라고 분석했다.

프렌치 상무는 “테슬라 입장에서는 이제 테슬라 전기차를 4만 달러대라는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고 슈퍼차저도 이용할 수 있게 됐으니 테슬라 전기차를 안심하고 사도 된다고 선언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