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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의 유가 올리기 시도 '역효과'…국제 석유가격 안정세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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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의 유가 올리기 시도 '역효과'…국제 석유가격 안정세 유지

하반기 돼야 유가 상승 전망

국제유가를 좌우하는 사우디 유전.이미지 확대보기
국제유가를 좌우하는 사우디 유전.
사우디아라비아가 유가를 80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감산하고 다른 산유국들도 따르고 있지만, 유가 상승은 아직 효과가 없어 보인다. 이는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한 생산과 소비의 감소, 중국 경제의 둔화, 비축유의 역할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는 현재보다 유가가 상대적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 이유는 현재 유가를 낮게 유지하는 요인들이 변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감산은 생각보다 자극적이지 않아


석유 시장에 충격을 주고 유가를 높이려는 사우디아라비아 시도는 역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유가는 하락하고 아시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점유율은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OPEC+ 회원국 중 유일하게 6월 4일 석유 그룹 회의에서 추가 감산을 약속한 사우디아라비아는 7월에 정상 생산량보다 훨씬 낮은 900만 배럴로 산유량을 낮출 예정이다.

유가가 눈에 띄게 반등하지 않는 한 하루 생산량 감산으로 석유로부터 들어오는 수입이 줄어 비전 2030 사업 추진 등 막대한 재정 투입 사업을 전개해야 할 입장에서 마냥 감산을 고집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발표 이후 일시적으로 강세를 보이던 시장은 바로 미국 서비스 PMI 약세로 거시경제 전망이 다시 악화되면서 WTI가 배럴당 71달러 아래로 돌아오면서 빠르게 소진되었다.

일방적인 감산 발표 직후, 아람코가 아시아에 대한 공식 판매 가격을 인상했고, 이에 따라 아시아 정유사들은 서아프리카, 러시아, 이란 등 더 저렴한 대안을 찾게 되면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시장 전체에 차지하는 비중이 오히려 감소했다.

특히,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원유 수입국인 인도는 중동 대신 러시아에서 수입량을 늘리고 있다. 인도는 5월에 기록적인 양의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UAE, 미국 등 4대 공급국의 수입량을 합친 것보다 많았다.

◇원유 재고와 비축량 효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결정에도 에너지정보청(EIA)이 6월 9일까지 일주일 동안 790만 배럴의 재고가 쌓였다고 보고한 후 유가는 하락했다.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1억 배럴 정도의 재고나 비축유가 언제든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점과 미국 석유 생산량이 안정적인 가운데 경기 침체 우려로 소비가 크게 늘지 않은 데다 중국의 경기가 아직 살아나지 않는 흐름 등에 영향을 받아 유가가 박스권을 유지하고 있다.

◇하반기는 다소 오를 것이라는 전망 우세


미국의 경기 침체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소비의 축소도 어느 정도에서 그칠 것이라는 예측이 있고, 중국이 상반기 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없다는 위기의식에서 하반기 경기 부양을 위해 다양한 조치를 하게 될 경우 석유 수요가 늘어나면 공급량보다 수요가 늘어 유가가 일정한 정도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70달러 상단을 가볍게 뚫고 80달러로 빠르게 상승할지는 조심스럽지만 현 수준을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늘고 있다.

석유를 전량 수입하는 우리로서는 상반기 유가가 안정적이었던 것이 적자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어 다행이었다. 하반기에도 감당할 수 있을 정도에서 오르면 수출이 수입을 넘어 적자를 끝내고 다시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