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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블링컨 방중, 하반기 글로벌 정세 변화에 도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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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블링컨 방중, 하반기 글로벌 정세 변화에 도움될까

블링컨 미 국무장관(오른쪼)이 중국 외교 최고 사령탑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을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블링컨 미 국무장관(오른쪼)이 중국 외교 최고 사령탑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을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미·중 경쟁이 과열된 상황에서 중국을 방문해 중국 공산당의 최고 책임자 시진핑 주석을 만났다. 대화 시간은 35분으로 아주 짧았다. 상견례를 겸해 예우 차원에서 만난 것으로 보인다.

블링컨은 19일(현지 시간) 미국 CBS TV 인터뷰에서 11월 미국에서 예정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APEC) 정상회의에 맞춰 미·중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제안해 중국도 수용한 것으로 암시되는 말이다. 9월에 뉴델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회담이 열릴 수도 있지만 11월을 말한 것을 보면 논의 주제에 대한 이견 조정 등 서로 준비가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18~19일 방중한 블링컨 장관은 시진핑과 면담했고 외교 담당 리더인 왕이 공산당 정치국원, 친강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했다. 미국이 제기한 우발적인 군사 충돌을 예방하기 위해 의사소통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블링컨 장관의 베이징 방문 성과를 두고 “엄청난 일을 했다”고 함축적인 평가를 담은 말을 했다. 이번 방문에 국제사회가 거는 기대를 감안할 때 적정한 정치적 수사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고 말했다.

시진핑 주석의 보좌진들과 사전 면담이 충분했고 이를 시진핑이 충분하게 보고를 받았을 것이므로 짧은 만남이 중요한 변수는 아니었다. 만남에 대한 시진핑의 반응이 중요했다.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시 주석은 중국 국영 언론 CCTV가 중계한 영상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내가 발리에서 도달한 공통의 이해를 따르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회담을 “솔직하고 실질적이며 건설적”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일부 특정 문제에 대해 진전을 이루고 합의에 도달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더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줄 것은 주되 받을 것도 받았다는 함축적 언사다.

이번 회담이 끝이 아닌 것도 다행이다. 미국은 회담에 앞서 EU를 비롯해 G7 정상회의를 통해 현 글로벌 정세를 논의하고 해결 방안에 대한 잠정적 합의 도출 속에 중국을 방문했다. 성명으로 발표된 내용 외 중국에 대한 서방의 입장은 요로를 통해 중국 지도부에도 전달되었을 것이다.

중국도 경제 재개 후 여전히 부진한 자국의 경제 상황을 타개하려면 서방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 미국과의 타협 없이는 나머지 서방과의 협력 회복이 제한적이고 어렵다는 것을 중국은 절감했을 것이다.

향후 양국은 미국이 제시한 디리스킹 내지 중국이 주장하는 양국의 이해를 조율하는 잦은 만남을 약속했다.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베란 중국 대만 담당 선임 국장, 옐런 재무장관, 케리 대통령 기후변화 특사, 러몬도 상무장관의 방중이 기대된다.

무엇보다 주목을 받는 인사는 재닛 옐런과 지나 러몬도이다. 달러와 위안화 문제를 비롯해 미국의 국채 발행, 글로벌 인플레이션 문제 등을 다뤄야 하고 중국의 과학기술에 대한 접근을 견제하는 문제에 대한 갈등과 해법도 다뤄야 한다.

한편, 군끼리의 대화 재개는 아직 멈춰 서 있다. 중국은 리상푸 국방부장에 대한 제재 해제를 계속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아직 화답하지 않고 있다.

방중에 맞춰 미국은 분쟁위험을 줄이는 위기관리 의사소통 메커니즘 구축을 목표로 했다. 블링컨 미 장관은 “합의는 없었다. 계속해서 다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대 관심사였던 대만 이슈에 있어 블링컨 장관은 중국을 안심시키려 했다. 대만에 대해 미국의 오랜 ‘하나의 중국’ 정책을 되풀이했다. 그는 “우리는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 우리는 양측의 일방적인 현상 변경에 반대할 뿐이다. 우리는 양안 차이의 평화적 해결을 계속 기대한다”고 복합적인 수사를 사용했다.

워싱턴은 대만이 스스로를 방어할 능력을 갖도록 보장하는 것을 포함하여 대만 관계법에 전념하고 있다.

하반기 글로벌 정세는 긴장 고조에서 갈등관리 내지는 위기관리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서로 상대 진영을 자극하지 않는 방향으로 행보를 옮길 수 있다. 돌발악재는 나올 수 있으며, 이를 어떻게 관리하느냐도 관심사이다.

이미 일본이 미국과 대화를 마친 중국과 외교 재개에 나섰듯이 자유 진영의 많은 국가들이 글로벌 정세에 대해 중국이 어떤 입장을 보일지 탐문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대화 이후 중국의 입장 변화, 미국의 향후 행보 등은 우리의 경제안보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우리의 외교 활동도 어느 때보다 더 강화되어야 할 순간에 직면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